남북 2+2 접촉 '무박 3일'째, 숙식은 어떻게?

머니투데이 오세중 기자 | 2015.08.24 16:26

[the300]고위급 접촉 이모저모… 숙식은? 외교·통일 라인 일정 줄줄이 취소

최근 지뢰, 포격 사건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남북 간 고위급 접촉이 23일 판문점에서 열렸다. /사진=통일부 제공
남북은 고위 당국자 접촉이 시작된 22일부터 무박 3일 동안 20여 시간을 훌쩍 넘기는 '마라톤 협상'에 돌입했지만 24일 오후까지 아직 뚜렷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이 고위급 접촉이 '밤샘 협상'으로 사흘째 접어들면서 양측 모두 빈 손으로 돌아가는 것은 부담스런 상황이 돼 버렸다.

따라서 남북 대표단은 합의라는 최종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여전히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접촉이 '장기화'되면서 이들의 체력적인 한계가 드러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예상치 못한 협상 장기화에 대표단의 숙식문제부터 협상 진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한 입단속, 외교안보라인 간부들의 일정 취소 등 고위급 접촉의 파장이 상당하다.

◇ 고위급 당국자 무박 협상에 숙식은 어디서?

남북 고위급 접촉에 나선 대표단은 연쇄회담을 이어가면서 체력 문제를 위해 수면도 필요한 상황이지만 잘 곳 조차 여의치 않다는 게 정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24일 "사실상 그곳에는 정식 숙박시설은 없지만 간이침대 등을 놓을 수 있는 쉴 공간은 있다"면서 "잠시 회담이 중단됐을 시 쉴 수는 있지만 (회담시 실제) 잘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판문점에서의 회의가 잠시 정회됐을 때 사무실 의자 등에 앉아 눈을 붙이거나 할 수는 있지만 잠잘 수 있게 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회담이 장기화 될 경우 대표단은 수면 없이 협상에 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식사의 경우는 "회담할 때에 일반적으로 도시락을 주문하는 등 기본적으로 식사에 대한 것은 준비해 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판문점에 직원용 구내식당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식사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례적 고위급 접촉에 조심조심… 청와대 "추측 보도 자제" 요청

남북 간 이례적으로 안보라인의 최고 책임자가 만나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정부 당국도 협상에 차질이 미칠 수 있는 변수를 단속하며 조심스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남북 고위급 접촉과 관련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함구하는 동시에 언론에는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협상에 실시간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확인되지 않은 추측보도는 삼가달라"면서 "남북 접촉과 관련된 민감한 질문에는 대답하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도 회담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회담의 정회 여부, 협상에서 정부가 그리는 큰 윤곽 등에 대해서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이 수시로 협상 진행상황을 보고받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말씀드리기 어렵다.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3차 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협상 주체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하며 즉답을 피했다.

◇ 외교·통일 라인 일정 줄줄이 취소

휴전선 일대 지뢰·포격 사건으로 군사충돌의 긴장감이 최고조가 된 상황에서 극적으로 이뤄진 남북 간 고위급 접촉인 만큼 국내 외교안보라인의 해당부처들은 비상대기 체제로 돌입했다.

우선 고위급 접촉에 나서고 있는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앞서 24일 예정된 찰스 랭글 미국 하원의원과의 면담을 전날 취소했다.

이미 정부가 남북 고위급 접촉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또한 동아시아·라틴아메리카포럼(FEALAC)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애초 예정된 날짜보다 하루 앞당겨 귀국했다.

이어 조태용 외교부 1차관도 25일 파키스탄을 방문해 제9차 한-파키스탄 차관급 정책협의회 참석키로 예정돼 있었지만 지금 남북한 엄중한 상황을 감안해 연기했다.

외교부는 "조 차관은 오늘 오후 에자즈 아흐마드 쵸드리 파키스탄 외교차관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방문 연기 사정을 설명했다"며 "연내 상호 편리한 시기에 방문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쵸드리 차관은 "한국측 설명 내용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조만간 상호편리한 시기에 조 차관의 방문이 이뤄질 수 있기를 희망하며 이를 위해 협의해나가자"고 화답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한편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도 한 차례 휴가를 연기한데 이어 이후 휴가도 나흘 가량 앞당겨 23일 한국에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의 최대 동맹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한국 주재대사로서 북한 도발 이후 남북 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엄중한 상황에 따라 리퍼트 대사의 일정도 변경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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