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은 "용인에 있는 삼성가 선영에는 공간이 마땅치 않아 (이 명예회장을) 다른 곳에 모시게 됐다"며 "선대 회장에게서 독립해 별도로 일가를 이룬 만큼 풍수지리 등을 고려해 장지도 따로 마련했다"고 20일 밝혔다.
◇용인 삼성家 선영, 오너일가 28명 공동소유=고 이병철 회장과 부인인 박두을 여사가 묻힌 경기 용인시 포곡읍 가실리 일대 삼성일가 선영은 대표적 명당으로 꼽힌다. 이 회장의 묘소 앞쪽으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야 자손이 잘 된다는 풍수지리학 이론에 따라 테마파크인 에버랜드를 전략적으로 더 키웠다는 해석도 있다.
공동 소유자 명단에는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창희·인희·숙희·순희·덕희·명희 등 2남 5녀의 직계자녀를 비롯해 이재현·재용 등 손자(손녀 제외)까지 총 28명이 포함됐다.
'본 물건은 현합유자의 후손에게 대대로 상속되는 것으로 함'이라는 특약사항도 명시돼 있다. 삼성가 2세의 경우 딸들까지도 모두 공동소유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 명예회장의 이름은 없다. 가족을 등졌던 장남을 가족묘지 공동소유 명단에서 배제한 것이다.
◇CJ그룹, 마지막까지 장지 타진한 듯=CJ그룹은 발인 하루 전날인 19일 오전까지도 장지를 확정하지 않았다. "유족들이 장지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CJ 공식 입장이었지만 용인 가족묘지에 묻힐 수 있도록 삼성 측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과 18일 서울대병원 빈소를 찾았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19일 재방문하면서 여주로 정했던 장지가 바뀌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최종 장지는 CJ일가가 보유한 여주로 확정됐다.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이재환 재산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용인 선영을 공동 소유하고 있지만 아버지를 가족묘지에 묻지 못했다.
이 명예회장 묘지를 용인 선영으로 정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이 명예회장을 장남으로 인정하고 예우할 경우 3남 이건희 회장이 승계해 키운 삼성그룹의 상징성과 상충된다는 것이다. 또 마지막까지 장남을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은 이병철 회장의 뜻과 배치되는 문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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