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호텔건립 보류…관광진흥법 운명은?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 2015.08.19 15:59

[the300]與 "꼭 통과돼야"…野 "대한항공, 호텔 건립 확실히 포기선언해야"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8일 오후 정부 서울청사 별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에 한국문화체험공간인 K-익스피어런스를 세우고 문화체험 관광의 랜드마크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18일 인사동에서 바라본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이다./사진=뉴스1제공


대한한공이 서울 송현동 부지에 호텔 대신 복합문화허브공간을 조성키로 하면서 국회에 계류 중인 '관광진흥법' 개정안에 시선이 모아진다. 개정안이 대한항공의 호텔 건립 허용을 위한 '특혜법'이라는 주장이 힘을 잃게되면서다.

당장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활성화 법안으로 꼽은 관광진흥법 개정안 처리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관광진흥법이 통과되면 당장 7000억원의 투자와 1만7000명의 고용창출효과가 발생하는 등 관광산업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앞서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 2기 문화융성의 방향과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대한항공이 소유하고 있는 서울 송현동 일대 부지에 7성급 한옥호텔을 세우려던 당초 계획을 바꿔 한국문화 체험공간인 'K-익스피리언스(Experience)'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대기업 특혜법'이라며 법안 처리를 반대해 온 야당이 이제는 개정안 처리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우리가 생각해야 할 가장 중요한 기준은 관광산업 종사자들과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관광객들의 목소리고, 그들의 불평·불만을 줄여주는 해결책을 찾는 것"이라며 "야당은 현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열고 관광진흥법 등 경제활성화법 처리에 인식을 바꿔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도 "이제는 내수경기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관광진흥법이 꼭 통과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발표로 관광진흥법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서울 종로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정세균 새정치연합 의원은 "정부·여당은 대한항공의 이번 발표로 학교 앞 호텔을 가능케 하는 관광진흥법 통과가 임박했다고 믿을지 모르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다"라고 밝혔다.


이어 "관광진흥법이 통과된다면 유흥시설을 설치하지 않는 관광호텔의 경우 유해성 여부에 관계없이 허용이 된다"며 "이론적으로는 전국 모든 학교 앞에 호텔이 들어설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호텔 수급이 부족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정부여당이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현행 제도상으로도 상대정화구역(학교 앞 50~200m)내에 유해시설을 설치할 경우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정화위)의 승인을 받으면 관광호텔 설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정세균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서울시교육청 관내 정화위에서 금지해제 판정, 즉 건축 허가를 받은 관광호텔 239건 가운데 146건(61.1%)이 아직 착공하지 않았으며, 이중 65.8%가 2013년 이전에 해제 결정을 받았는데도 착공하지 않고 있다. 이미 허가를 받은 곳들만 제대로 지어진다면 서울지역 관광객 숙소문제는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 의원은 "불필요한 규제 때문에 호텔을 짓지 못하고, 늘어나는 관광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던 정부의 주장은 무색하기 그지없다"며 "더구나 정부의 논리대로라면 관광이라는 돈벌이를 위해 미래 세대의 교육환경 쯤은 얼마든지 희생해도 좋다는 말로 들린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대한항공 측이 호텔 건립을 '포기하겠다'는 말을 명확히 하지 않을 것을 두고서도 뒷말이 나온다. 대한항공이 현행법 체계에선 호텔 건립이 사실상 어려운 만큼 일단 정부 계획에 보조를 맞춰 복합문화센터 건립에 집중하되, 향후 관련법 개정 등이 이뤄지면 호텔 사업 검토에 나설 것이란 지적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기홍 새정치연합 의원은 "문체부가 대한항공과 추진하겠다는 K-익스피리언스는 대한항공이 추진하던 한옥호텔과 그 규모와 구성에서 대동소이하다"며 "K-익스피리언스를 지하 3층, 지상 4층의 전통체험공간 등으로 조성하겠다고 했는데, 그동안 추진했던 한옥호텔과 차이가 없다. 나중에 호텔로 (용도만) 바꾸기만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항공이 호텔 건립을 확실히 포기한다고 명확히 선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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