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중 유력 朴대통령, 전승절 열병식 참석할까…고민 속으로

뉴스1 제공  | 2015.08.19 13:50

열병식, 인민해방군 1만명, 첨단무기로 中굴기 과시
‘전승절 메인행사 불참, 참석의미 약해’..대중·대북관계 고려해야
美 한미일 3각공조·중국경도 우려, 메르켈 사례

(서울=뉴스1) 윤태형 기자 =
박근혜 대통령. © News1 © News1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이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항일(抗日)전쟁·반(反) 파시스트 전쟁승리 70주년(전승절) 행사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할 경우 열병식에 참석할지 여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 후반쯤 전승절 참석 관련 발표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열병식 참석 여부가 같이 발표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의 방중 발표 이후에도 열병식 참석 여부에 대한 결정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한편 여권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전승절에는 참석하되 열병식엔 참석하지 않는 쪽으로 기운 것 같다'면서 이와 관련한 여러가지 문제들을 조율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전승절 당일인 다음달 3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열리는 열병식은 인민해방군 1만여명의 병력이 참가하며 각종 첨단무기를 동원, 중국의 굴기(?起)를 선포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열병식 직후에는 환영 리셉션을 시작으로 참가국 정상들의 양자·다자 외교의 장(場)이 펼쳐지고, 저녁에는 문화행사가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전승절 에 방중할 경우 열병식부터 참석하거나 아니면 열병식을 참석하지 않고 이후 행사에 참가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열병식에 참석하자니 중국을 견제하고 있는 전통 우방국 미국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불참하자니 이미 전면적 '정열경열(政熱經熱)'단계에 진입한 중국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참석주장, '전승절 메인행사 불참, 참석 의미 약해'..대중·대북관계 고려해야

열병식 참석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우선 이번 전승절 행사의 '메인 이벤트'인 열병식에 박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는 것은 '참석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대중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7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국빈방한 이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등으로 양국간 관계는 '정열경열(政熱經熱)'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청와대 안팎에서 나온다.

이처럼 외교적 관계를 넘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면적 차원으로 밀접해진 중국과의 관계, 북한·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추진을 위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과의 연계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국은 최근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를 통해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여를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신문은 12일 "한국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 여부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대북(對北) 문제에 있어 조정자이자 한국의 최대 교역국일 뿐 아니라 임시정부를 제공하는 등 항일운동을 함께한 역사를 들어 박 대통령이 열병식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참 논리 ‘美 한미일 3각공조·중국경도 우려’..메르켈 사례도


열병식 참석을 재고해야 한다는 측은 대중 관계에 대한 우려는 이번 전승절 행사 참석만으로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면서 그보다는 한·미 동맹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 대통령이 미국·영국·호주 등 서방국가 정상들이 대거 불참하는 항일(抗日) 열병식 행사에 참석할 경우 한·중 양국이 공동 반일전선을 구축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고, 워싱턴 정가의 '중국 경도(傾倒)'에 대한 오해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논리다.

18일 미국 싱크탱크 일부 전문가들이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등 최근 미국으로부터 '부정적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이 19일 코리 가드너 미국 상원의회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을 접견할 예정이어서, 이와 관련한 미국 측의 입장이 전달될지가 주목된다.

우리 분단의 원인이 된 중국 인민해방군 열병식에 우리 정상이 참가해 '박수'를 치는 상황 또한 국민정서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지난 5월 러시아 전승절 행사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가 정상 자격으로 참석했지만 열병식에는 불참한 예를 들어 박 대통령이 열병식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문제될 게 없다는 주장도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또한 패전국 정상으로 3일 전승절 행사엔 참석하되 열병식엔 불참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朴 "'새우등' 국격 맞지않는 패배의식"발언 눈길..창조적 결론 나오나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 문제를 놓고 찬·반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최근 박 대통령이 언급한 '창조적 외교론'이 눈길을 끌고 있다.

박 대통령은 13일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국정과제세미나에 참석해 "외교에 있어 항상 '우리가 너무 조그만 나라가 아니냐' '우리가 무슨 힘이 있겠어' 이렇게 생각하면 안된다"며 "외교에 있어 '고래등 싸움에 새우등 터지겠네'라고 생각하면 우리나라 국격에도 맞지 않는 패배의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어떤 '창조적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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