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창업, 공감대 얻기가 어렵다"

머니투데이 이건우 CED(용인외대부고 3년) 대표 | 2015.08.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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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활동을 위한 1년 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캐리커처=김현정 디자이너
8월6일 인천에서 개최된 글로벌 청소년 창업대회인 '2015 세이지 월드컵 코리아'(SAGE Worldcup)에서다. 처음으로 한국에서 개최된 데다 한국 대표로 참가하게 돼 기대감과 아쉬움이 묘하게 뒤섞인 경험이었다.

유아용 환경교육 콘텐츠 스타트업 씨이디(CED)의 대표로서 5명의 팀원(한예린·곽준혁·김민재·강승원·안재현/용인외대부고 소속)과 함께 예선전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고 한국 대표로 세이지 월드컵에 참가했다. 이 대회에서 만큼은 우리가 한국을 대표한다고 생각하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대회에서 우승하지는 못했다. 환경지속가능성 부문에서 비즈니스 내용을 인정받아 특별상을 수상하는데 만족해야만 했다. 하지만 대회에 참가한 것 만으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우선 글로벌 사업의 어려움을 느꼈다. 세이지 월드컵에서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20개국 청소년 창업팀이 참가해 경쟁했다. 심사위원도 마찬가지다. 같은 아이템을 두고도 견해가 극과 극으로 갈릴 수 있다. 각국의 경제 상황, 시장 환경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대회를 준비하며 과거 수상 팀들의 아이템을 살펴보면서 이를 파악할 수 있었다. 지난해 러시아 팀은 인터넷에 각종 강의들을 모아 놓는 사이트를 선보여 수상했다. 쉽게 말해 한국 학생들이 흔히 달고 사는 '인강'(인터넷 강의)을 사업화한 것이다. 물론 마케팅 부문이나 수익 구조에서 남다른 면모가 있었을 수는 있겠으나 아이템 자체만으로 놓고 보았을 때 한국 학생으로서 다소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각국 시장 환경의 차이를 파악하니 우리 사업 아이템을 세계 각지에서 모인 심사위원들에게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고민이 컸다. CED는 '쓰레기 괴물'(Trash Monsters)이라는 유아용 분리수거 교육 콘텐츠를 중심으로 스마트 폰 앱과 게임CD 및 캐릭터 티셔츠 등으로 수익구조를 다변화시킨 사업이다. 기본적으로 한국의 높은 스마트 폰 보급률과 환경교육 수요를 바탕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이같은 환경이 구축되지 않은 나라의 심사위원들도 설득시켜야 했다.

우리 팀 발표 후, 심사위원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었다. 중국 심사위원의 경우 현재 중국의 시장과 잘 부합한다고 평가한 반면 다른 나라의 심사위원은 호의적이지 않은 심사평을 내놓았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세계의 공감대를 아우르기가 얼마나 힘든지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대회 준비 과정에서 국내 청소년 창업의 어려움도 느꼈다. 지난 1월 창업 이후 청소년이라는 딱지가 항상 붙어 다녔다. 계약을 체결할 때 '기업 대 기업'이 아니라 '기업 대 청소년 동아리' 정도로 취급 받곤 했다.

물론 모든 기업들이 청소년 창업을 가볍게 보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세이지 글로벌이나 10대 창업 지원 기관 등 앞으로 더 많은 청소년들이 창업에 도전할 수 기회가 환경이 마련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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