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마케팅' 전략 안 먹힌다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 2015.08.15 06:30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무료 서비스로 고객을 끌어들인 뒤 고급 기능을 유료화해 수익을 창출하는 앱 성공 전략, 일명 공짜 마케팅(freemium) 마케팅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카이프, 드롭박스 등에서 수백만 이용자들을 모으는데 성공한 공짜 마케팅 전략이 앱 성공 공식으로 통용되고 있지만 정작 수익성으로 이어지지 않아 유효한 전략으로서의 입지를 점차 잃어 가고 있다고 미국 경제지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같은 현상은 특히 기업용 소프트웨어, 유틸리티 앱에서 더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조직 협업 SNS인 슬랙(Slack)은 공짜 마케팅으로 2년 만에 기업가치 280만 달러(32억원)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공짜 마케팅의 장점은 마케팅과 영업에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확보한 이용자 수에 비해 매출로 연결되는 비율이 작아 수익성이 낮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스톰 벤처스의 제이슨 렘킨(Jason Lemkin)은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를 통해 "영업 담당자를 따로 고용할 필요가 없어 공짜 마케팅은 굉장히 인기가 높다"면서도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연 매출 1억 달러(약 1174억원)를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이용자가 월 10달러(약 1만원)의 비용을 내는 앱의 경우 업계 통상 유료 전환율(conversion rate)은 2%다. 따라서 최소 5000만명의 유료 사용자를 확보해야 1억 달러(약 1174억원)의 연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것. 공짜 마케팅으로 매출을 올리는 방법은 전혀 불가능하진 않지만 굉장히 어렵고 몇 안 되는 기업만이 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스타트업·기업가 조사기관 PCMP(Pacific Crest and Matrix Partners) 발표에 따르면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사업 70% 이상이 공짜 마케팅으로 매출을 올리지 못한 것을 나타났다.


클라우드 서비스 스타트업 '이그나이트'(Egnyte)의 비닛 재인(Vineet Jain) 대표는 창업 초기에 공짜 마케팅은 '독'이라고 지적했다. 무료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비용이 드는데 창업 초기에는 큰 부담이 돼서다. 특히 서버 구축·저장 비용이 많이 드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는 "소수 유료 이용자들로부터 얻은 수익으로 늘어나는 공짜 이용자들을 감당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 스타트업 '박스'(Box)의 경우도 올해 마케팅 비용이 3660만 달러(약 429억 원)로 지난해에 비해 9.1% 늘어났다고 공시했다. 이 비용 중 25%는 공짜 이용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프트웨어 스타트업들은 공짜 마케팅을 버리고 전통적인 기업 영업 방식을 채택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렘킨은 분석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 인포메티카(Informatica)는 공짜 마케팅을 시도했다가 수익성 악화로 유료 서비스로 전환했다. 실제로 겟앱(GetApp) 조사에 따르면 기업용 앱 3000가지 중 공짜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는 곳은 22%에 불과하다.

대표적으로 성공한 B2B(기업 간 거래) 소프트웨어 업체인 세일즈포스(Salesforce)나 워크데이(Workday), 엔터프라이지(enterprise-y) 등은 공짜 마케팅을 활용하지 않았다.

이는 공짜 마케팅이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전략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서비스가 본질적으로 다수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등에 한해서만 제한적으로 공짜 마케팅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고객 설문조사 플랫폼인 '콸라루'(Qualaroo)는 "특정 산업 혹은 일부 전문가를 위한 소프트웨어 등 대중적이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유료 모델을 제공하는 편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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