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면접 왜 떨어졌냐고? 101등 했기 때문이야"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 2015.08.12 16:10

[the300]새누리 노동특위 청년 취업 간담회… 넘기 힘든 생각차만 확인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회 주최 '청년 구직자 와의 간담회'에서 이인제 위원장이 취업포털 관계자, 취업준비생 등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간담회는 청년 고용 현황을 파악하고 청년 취업 애로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2015.8.12/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면접 떨어진 이유를 알고 싶다는 학생! (기업에서) 100명 뽑는다 치면 (학생이) 101등이기 때문이야! 이유는 명쾌해! (떨어진 이유를) 알 필요도 없어!"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회 간사인 이완영 의원은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특위 간담회에서 취업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한 학생의 지적에 이같이 답하며 "그렇게 (학생을) 이해시켜드리겠다"고 했다. 채용 심사에서 탈락한 이유를 구직자에게 알려주는 내용의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신경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발의 취지가 무색해진 순간이다.

이 의원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임금피크제를 통해 고용이 증대되거나 확대된 외국 사례가 있느냐"는 배일도 자문위원 질문에 이재흥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이 "일부 유럽 기업 사례가…"라고 말하자 이 의원은 "엘지화학 사례 말하면 되잖아! 그걸 몰라!"라고 다그쳤다. 이 실장은 그래도 엘지화학을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가 역풍을 맞았던 해외취업도 등장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세 명의 학생 구직자 발언을 들은 유재섭 자문위원은 "대기업 취업이 안되면 중소기업, 중소기업이 안되면 해외로 나가는 길도 있다"며 "중국어든 영어든 외국어 하나쯤은 해야한다"고 말했다. 대기업만 고집할 게 아니라 중소기업으로 눈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빠짐없이 제기됐다.

이에 청년비영리단체 '청년이여는미래' 신보라 대표가 발언을 신청, "청년층이 갖고 있는 현실과 (말씀하시는 내용들 간) 괴리된 게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신 대표는 "중국도 좋은 인재들을 국내에 유치하기 위해 경쟁하는 마당에 (정부는) 우리 청년들을 '밖으로 나가세요'라고 하는 분위기가 없지 않은 것 같다"고 피력했다.


학생 구직자들의 성토도 이어졌다. 한 학생은 "해외생취업을 염두에 두고 웨스트프로그램이란 걸 신청했었지만 면접에 가지 않았다"고 했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에 다녀온 주변인들의 말을 들어보니 '정부에서 보내주기는 하나 현지에 가선 알아서 살아남아라'란 식이었다는 것이다. 그 학생은 "자기 실력으로 (직장을) 구해야하고 안되면 접시라도 닦아야 한다는데 미국에서 접시 닦을거면 한국에서 닦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했다.

중소기업에 지원해본 적 있느냐는 질문이 재차 나오자 다른 학생은 "청년 눈높이를 말하기 전에 세상의 눈높이를 말하고 싶다"며 "한국 사회에서 (직장의) 높낮이는 분명 존재하고 구직자로서 첫 직장이 갖는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청년 눈높이를 낮추라고 하기 전에 중소기업 근무 조건을 개선해달라"고 요구했다.

현장의 생생한 체험담이 오갔지만 결론은 도돌이표였다. 고향은 지방이나 대학을 서울로 온 학생들이 지역인재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학생들 지적에 대해 이 의원은 "그건 좀 정부에서 반영해줘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것이 이날 간담회에서 얻은 유일한 성과였다.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신 대표는 "아무래도 기성세대 분들이라 청년층 애로사항에 대해 잘 모르고 오신 것 같고, 고용노동부에서 오시긴 했지만 청년고용촉진특별법과 같은 것들을 저보다도 잘 모르시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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