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롯데는 부산의 상징이 아닙니다"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 2015.08.12 15:46
부산은 '롯데'의 상징으로 통한다. 유독 야구 사랑이 깊은 부산 시민들이다보니 부산을 연고로 한 프로야구단 롯데 자이언츠에 대한 애정이 지나치게 과한 것이 어느덧 상징처럼 되어 버렸다. 부산 사직구장은 매경기마다 부산 시민들의 화끈한 응원 탓에 이미 명소(?)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이토록 롯데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부산 시민들과 부산 소재 기업들은 최근 롯데그룹의 집안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적어도 기자가 만나본 부산 시민과 기업 관계자들은 예상 외의 반응을 보였다. 애시당초 부산 시민들은 롯데에 대해 그다지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야구를 좋아하고 롯데가 연고지를 부산으로 두고 있다보니 밖에선 롯데의 상징처럼 비춰지지만 기업에 대한 감정은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부산 소재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부산에 소재한 한 기업 관계자는 "롯데가 부산에서 야구단 운영으로 시민들로부터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지만, 정작 부산 발전을 위해 노력한 흔적은 찾기 어렵다"며 "오히려 인색하다시피 하다고 생각하는 시민들이 많아 롯데를 좋은 시각으로 바라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롯데 자이언츠는 근래에 들어 그다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티켓 및 상품판매는 10개 구단 중 상위 수준이다. 시민들의 롯데 자이언츠 사랑이 깊은 점을 감안하면 롯데는 부산에서 직간접적인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지역에 대한 투자는 인색한 편이다보니 부산 시민들의 불만은 높은 상태라는 설명이다. 창원을 연고지로 둔 NC 다이노스가 창설됐을 당시 롯데 팬의 상당수가 NC로 갈아탄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


롯데의 인색함에 가뜩이나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던 부산 시민들은 최근 롯데그룹 경영권을 두고 '형제의 난'까지 발생하자 일부 제품 불매 운동 조짐까지 보인다고 한다. 또다른 기업 관계자는 "최근 부산 지역 방송에서도 나왔지만, 부산에서 롯데 제품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그동안 쌓인 롯데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최근 반일감정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가 일본 기업이냐 한국 기업이냐를 놓고 논란이 일자 롯데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부산 시민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 더욱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부산에 사는 한 시민은 "인터넷만 보더라도 롯데가 일본기업인데도 부산 시민들은 롯데에 대한 충성심이 상당하다는 비아냥섞인 댓글들이 적잖게 올라온다"며 "비록 야구 때문에 부산이 롯데의 상징처럼 돼버렸지만 솔직히 롯데가 아닌 다른 기업으로 구단이 바뀌었으면 하는 생각을 갖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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