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폭발 속 필사의 전우구출, '감동'…'북 지뢰도발' 사고 재구성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 2015.08.10 13:08

[the300]5분 간격 두차례 지뢰 3발 폭발…15분만에 후송시작·1시간 반만에 병원도착



2차 폭발 장면. /사진=합참 제공
지난 4일 파주 DMZ(비무장지대) 수색작전 중 북한군이 의도적으로 매설한 목함지뢰에 우리 장병 2명이 중상을 당한 가운데, 긴박했던 상황에서 이뤄진 우리 군의 대응과 전우애가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가 지난 9일 공개한 열영상감시장비(TOD) 영상에는 전시를 방불케 하는 폭발 상황에서 일사불란하게 동료를 구출하는 장면이 담겼다.

합참 합동조사단이 10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육군 1사단 수색대원 8명은 지난 4일 오전 7시28분쯤 우리측 DMZ 추진철책 통문에 도착했다.

부팀장인 김모(23) 하사는 추진철책 통문 상단과 하단의 자물쇠를 열고 가장 먼저 추진철책을 통과해 5m 전방에서 경계를 실시했다.

이후 두 번째로 통문에 들어선 하모(21) 하사가 7시35분쯤 통문 북쪽 지뢰를 밟아 1차 폭발이 발생했다. 합참은 이 때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 두 발이 동시에 터진 것으로 보고 있다.

폭발 현장. 북쪽 40cm 지점이 1차 폭발지점, 남쪽 25cm 지점이 2차 폭발지점이다. /사진=합참 제공
하 하사는 양쪽 다리에 심각한 중상을 입은 채 폭발 충격으로 북쪽 전방 윤형철조망에 걸쳐 쓰러졌다.

이를 본 정모(27) 중사는 주저 없이 추진철책 전방으로 나가 하 하사에게 응급조치를 실시하고 전방을 경계하며 팀원들로 하여금 하 하사를 후방으로 이동시키도록 지시했다.

가장 먼저 통문 밖으로 나갔던 김 하사는 2명의 대원과 함께 하 하사를 부축해 통문 안으로 구출했다. 하 하사를 들고 마지막으로 통문을 넘어오던 김 하사가 통문 남쪽 지뢰를 밟아 7시40분쯤 2차 폭발이 일어났다.

TOD영상을 보면 이 폭발로 흙먼지가 10m가량 높이 솟았을 정도로 폭발 충격이 강했음을 알 수 있다.

김 하사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고 나머지 대원 3명도 충격으로 잠시 정신을 잃었다. 수색팀은 이 순간 적으로부터 공격받은 상황으로 인식하고 즉각 전투태세에 돌입했다.


대원 어느누구도 숨거나 도망치는 등 소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대원들은 모두 제자리를 지키며 김 하사와 하 하사를 추진철책 남쪽 전술도로까지 후송했다.

특히 팀장인 정 중사의 리더십은 돋보였다. 정 중사가 쓰러진 김 하사를 끌고 포복 자세로 철수하는 장면이 TOD에 고스란히 담겼다. 김 하사도 긴박한 상황에서 부상당한 전우를 후송하다 부상을 입는 등 희생정신이 돋보였다.

사고발생 15분만인 오전 7시50분쯤 인접 GP병력이 사고지점에 도착해 들것으로 김 하사와 하 하사를 GP로 후송했으며, 대기하고 있던 구급차를 통해 헬기장으로 옮겨 수도병원으로 후송했다.

구홍모 합참 작전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장 작전병력의 조치상태와 상급자 조치사항의 적절성 여부를 조사한 결과 현장에서 적절한 전투대응이 유지됐기 때문에 1차 폭발 시 지뢰 두 발이 폭발했는데도 피해자가 1명에 국한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팀장인 정 중사는 1차 폭발이 일어나자마자 통문 밖 경계지역으로 나가 응급조치를 실시하고 부하들의 철수를 유도했으며 현장 통신병도 바로 연락을 취해 GP에서 15분만에 사고현장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평소 걸어서 20분 거리인데 전투를 위한 무장을 마치고 들것과 응급조치 용품을 들고 15분만에 도착한 것은 신속한 조치였다는 설명이다.

합참은 GP대대의 조치도 적절했다고 판단했다. 즉시 경계를 강화하고 구급차와 의무헬기를 신속히 대비해 1차 폭발 이후 1시간 28분 만에 국군수도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구 작전부장은 "상황발생 후 전투현장이란 인식 속에서도 개인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포복 자세로 철수하면서까지 전우를 구출하기 위해 필사적 노력을 했기에 비록 2명이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을 보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1차 폭발과 2차 폭발 장면. /사진=합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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