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DMZ 지뢰폭발 사고, 북한군 의도적 도발"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 2015.08.10 10:30

[the300]"北이 7월 말~8월 초 우리측 DMZ 통문에 목함지뢰 3발 매설" 잠정결론

폭발 장면. /사진=합참 제공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4일 파주 DMZ(비무장지대) 수색작전 중 2명의 부상자를 낸 지뢰폭발 사고는 북한군이 의도적으로 목함지뢰를 매설해 발생한 지뢰도발 사건으로 잠정 결론내렸다.

합참 합동조사단은 10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조사결과 브리핑을 열고 "아군의 작전병력을 위해할 목적으로 적이 의도적으로 지뢰를 설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사고는 DMZ 내 우리측 OP(관측초소)로부터 북측 2km, 북한군 GP(소초)로부터 남측 930m 떨어진 우리측 추진철책선상 폭 1.5m 통문 사이에서 발생했다.

폭발 현장. 북쪽 40cm 지점이 1차 폭발지점, 남쪽 25cm 지점이 2차 폭발지점이다. /사진=합참 제공
지난 4일 오전 7시28분쯤 우리측 병력 8명은 수색작전을 위해 현장에 도착했다. 7시33분쯤 선두대원인 김모(23) 하사가 통문을 통과한 후 뒤따르던 두 번째 대원 하모(21) 하사가 통문을 통과하던 중 통문 북쪽 전방 40cm에 위치한 지뢰를 밟아 1차 폭발이 발생했다.

하 하사가 하체에 부상을 입고 북쪽 철조망에 쓰러지자 뒤따르던 정모 중사 등 3명이 하 하사의 상체와 하체를 들고 통문 밖으로 후송하던 중 7시40분쯤 김 하사가 통문 남쪽 25cm 지점 지뢰를 밟아 2차 폭발이 발생했다.

이후 뒤따르던 정 중사가 쓰러진 김 하사를 끌고 나왔으며, 통신병과 주임원사가 하 하사를 도로로 구출했다. 7시50분쯤 GP병력이 도착해 들것으로 환자 2명을 GP로 후송, 대기하고 있던 앰뷸런스를 통해 헬기장으로 옮겨 수도병원으로 후송했다.

이 사고로 하 하사는 우측 무릎 위와 좌측 무릎 아래가 절단됐으며, 김 하사는 우측 발목이 절단되는 부상을 입었다.

군 관계자는 "면담 결과 이들은 지뢰폭발 당시 적으로부터 공격당하고 있다고 느꼈으며 전투중이라고 상황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1차 폭발과 2차 폭발 상황. /사진=합참 제공
합참은 사고발생 현장에서 잔해 총 5종 43개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 북한군 목함지뢰와 일치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발견된 용수철이 북한군 목함지뢰 용수철과 동일하고 파편에서 북한군 목함지뢰와 동일하게 강한 송진냄새가 나는 점, 국과수 화약검출 결과 우리 군이 쓰는 '콤포지션'이 아닌 'TNT' 폭약이 발견된 점 등으로 미루어 적 목함지뢰로 판명했다"고 설명했다.

용수철은 3개가 수거됐는데, 북쪽 지뢰의 화구와 부상자의 피해 정도가 남쪽보다 컸던 것으로 보아 추진철책상 북쪽에서 지뢰 2발이 1차 폭발한 후, 남쪽 지뢰 1발이 2차 폭발한 것으로 추정했다.

합참은 지뢰가 유실돼 폭발지점으로 옮겨졌을 가능성과 의도적으로 매설됐을 가능성을 놓고 종합 분석한 결과 "북한군이 우리군 작전병력을 위해할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지뢰를 매설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사고지점보다 지대가 높은 남쪽 지역은 2008년 추진철책 설치공사 시 지뢰가 제거됐으며 △폭발지점 일대에 흙이나 수목 등이 쓸려온 흔적이 없으며 △소통문 하단에 횡보와 판망이 설치돼있어 쓸려내려온 지뢰가 이를 뛰어넘어 북쪽으로 옮겨지기 어렵고 △유실된 지뢰라면 자물쇠로 통문 개방 시 발견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해당 통문엔 우리측 DMZ 수색작전 병력이 10일 주기로 투입돼왔는데, 7월22일 우리 병력 6명이 무사 통과했다"며 "이후 누군가 의도적으로 매설하지 않고서는 이 넓은 추진철책에서 하필 이 좁은 통문 전후방에 나란히 지뢰가 있을 리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통문 판망 아래 14cm 폭 사이로 손이 충분히 들어간다"며 "북한군이 북쪽에 앉아 남쪽에 손을 뻗어 갈고리를 이용해 높이 4.5cm의 목함지뢰를 설치하고 갔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북한군이 우리측에 지뢰를 매설했다고 추정하는 장면. /사진=뉴스1
북한군이 정교하게 매설하고 흙으로 덮었기 때문에 최초 통문을 개방한 김 하사가 발견하지 못했으리라는 판단이다. 우리 작전주기를 관찰한 북한군이 GP 교대일인 지난달 25~26일에서 8월 초 사이 지뢰를 설치했을 것으로 합참은 보고 있다.

그러나 합참은 이 기간 중 2km 떨어진 OP에서 TOD(열영상장비)를 가동했지만 삼림 등에 막혀 북한군의 매설 장면은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은 통문 감시공백과 작전수행 문제를 인정했지만, GOP 경계작전 실패는 아니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수목 등 지역여건과 호우 등으로 인해 감시가 어려운 사각지대가 있으며 수색작전 시 좀더 치밀하게 보지 못한 부분은 앞으로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GP와 GP 간격이 넓다보니 24시간 완벽한 통제는 불가능하며, 비무장지대라 정전협정상 병력을 집중 배치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며 "GOP 경계작전에 실패한 것은 아니고, 감시공백을 메우기 위해 수행한 DMZ 작전수행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참은 이날 대북 경고성명을 발표하고 "북한의 도발행위는 '정전협정'과 '남북간 불가침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으로, 정상적인 군대라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비열한 행위"라며 "우리 군은 북한이 이번 도발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 군은 수차례 경고한 대로 북한이 자신들의 도발에 응당하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건 발생장소 요도. /사진=합참 제공
우리측 OP에서 사고지점을 관측한 모습. /사진=합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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