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남산 중턱에 자리 잡은 호텔 에버리치에 도착하자, 야외 정원 산책을 즐기고 있는 커플들이 먼저 눈에 띄었다. 또 다른 한켠에는 벤치그네가 있어 한 커플이 평온한 얼굴로 조근조근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마치 허니문 리조트에라도 온 것 같은 첫인상을 받았다.
에버리치 방문객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것은 사방에 심어져 있는 총 2만5000주의 보랏빛 라벤더다. 국내에서도 손에 꼽을 만한 규모다. 라벤더농장 하면 흔히 떠올리는 게 홋카이도 후라노다. 기후적으로 비슷한 부분이라면 남산 중턱에 위치해 한여름에도 시원하고 청량한 바람이 불어온다. 라벤더 밭을 따라 산책하는 기분이 사뭇 상쾌하다.
투숙객을 대상으로 라벤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해설사와 함께 산책하며 설명도 듣고, 라벤더 생화를 직접 채취해 집에 가져갈 수 있다. 라벤더차, 스무디 등 음료를 마시는 시간도 포함돼 있다. 누구라도 이 순간 낭만적인 신혼부부가 되는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난다.
호텔에 들어서자 유독 커플들이 많이 보였던 이유도 이러한 낭만적인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라벤더를 심은 이유는 좀 더 실용적인 이유다. 사람들은 라벤더 향을 좋아하지만 벌레는 그 향을 싫어해서다. 사방에 방충 장치도 설치해 놨다. 객실이나 식당, 로비 등에서는 모기를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에버리치는 침구류가 훌륭한 객실과 더불어 매력적인 이탈리안 레스토랑 '원플레이트'와 직접 원두 로스팅을 하는 카페 '시즌스온'도 있다. 에버리치에 묵지 않는 사람들도 입소문과 블로그 추천에 따로 찾을 정도로 훌륭하다.
강화는 조개구이, 새우구이, 회, 장어구이 등 워낙 먹을거리가 풍성한 곳이지만, 원플레이트는 강화 특산물을 식재료로 사용해 가볼 만하다. 강화인삼, 신선 해산물, 순무, 속노랑 고구마, 강화한우 등 강화도 특산물을 이용해 만든 강화샐러드(1만2000원), 스테이크피자(2만6500원), 생물파스타(1만9500원) 등이 맛있다. 샐러드는 쌉싸름한 순무가 식욕을 돋우고, 생물파스타는 냉동 해산물이 아닌 강화에서 그날 바로 잡아 올린 해산물을 사용해 한층 맛있었다.
인터파크투어는 호텔 에버리치 객실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여름휴가기간인 이달, 조식 2인을 포함해 객실 1박이 주중 12만4000원(세금·봉사료 포함), 주말 14만4000원이다. 주말에 운영하는 라벤더투어를 포함한 패키지는 16만1000원이다. 채취한 라벤더를 가져갈 수 있고, 시즌스온에서 라벤더스무디·밀크티 등 음료도 한 잔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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