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네 회사가 일본 회사야?" 난감한 롯데그룹 직원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15.08.04 14:52

'막장 드라마'같은 경영권 분쟁에 가족들도 마음 고생…불매운동에 노심초사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사진=김창현 기자
"초등학생인 아들이 천진한 얼굴로 아빠네 회사가 일본 회사냐, 아빠도 일본어를 잘하느냐고 묻는데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친구들 사이에선 앞으로 롯데리아에 가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네요."

'막장 드라마'같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 대한 싸늘한 여론에 18만 명 롯데 임직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시게미쓰'라는 성씨를 붙인 낯선 일본 이름, 서로 일본어로 대화하는 오너 일가, 한국어 한 마디 제대로 못하는 장남 등 숨기고 싶은 롯데그룹의 비밀이 공개되면서 직원들이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한 롯데 계열사 직원은 "롯데는 일본에서 출발했지만 창업주가 한국인이고 일본 롯데와는 매출, 사업을 공유하지 않는다고 교육받았다"며 "최근 언론에 공개된 회사 지배구조를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자식이 재계 5위의 탄탄한 회사에 입사했다고 자랑스러워하시던 부모님도 걱정이 많다"며 "매일 신문과 방송을 챙겨보며 누가 경영권을 잡는 건지 궁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계열사 직원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본어로 인터뷰한 후 롯데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치솟은 것 같다"며 "오너들은 경영권 확보가 중요하겠지만 직원들은 망가질 대로 망가진 회사 이미지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면세점, 롯데리아, 롯데제과, 롯데주류 등 소비재 계열사들은 매출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반(反) 롯데 정서가 불매운동으로 번질 경우 매출이 급감할 수 있어서다.

실제 인터넷 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선 롯데를 일본 기업으로 치부하거나 불매운동을 거론하는 등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무늬만 한국기업에 국민들이 속아왔다"며 "롯데 물건을 구입하면 우리 자본이 일본으로 넘어간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롯데 총수 일가가 한국어를 제대로 못하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며 "이런 회사가 국내 5위 기업이라는 사실도 불편하다"고 꼬집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아직까지 주요 계열사 매출에 큰 변화는 없다"면서 "한국 롯데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일본 롯데와는 경영이 철저히 분리돼 있고 자금 교류도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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