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간 다툼에 여론 '싸늘'..외면받는 롯데그룹株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 2015.08.04 08:27

롯데쇼핑 등 국내 계열사 최근 주가 약세 전환…"그룹 지배구조상 국내 계열사 지분율 경쟁 가능성 크지 않아"

롯데그룹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오후 김포공항 입국장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신 회장은 이번 경영권 분쟁과 관련된 대국민 사과 메시지와 함께 입장을 밝힌 뒤 김포공항을 떠났다.

형제 간 다툼으로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롯데그룹 상장기업 주가가 나란히 약세 전환했다. 경영권 분쟁이 국내 계열사에 대한 지분 추가 확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은데다 총수일가의 '진흙탕 싸움'으로 인한 경영 차질 우려가 제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롯데그룹 사태를 바라보는 여론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이달 3일 증시에서 롯데쇼핑은 전일대비 8000원(3.17%) 내린 24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롯데쇼핑뿐 아니라 롯데칠성(6.85%), 롯데케미칼(13.63%), 롯데제과(1.39%) 등 롯데그룹주가 줄줄이 약세 마감했다.

이는 롯데그룹 형제 간 다툼이 외부에 알려진 초기와 다른 양상이다. 지난달 27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과 함께 일본 롯데홀딩스를 찾아가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의 해임을 시도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롯데그룹주는 단기 급등했다. 지난달 29일 롯데쇼핑(6.55%), 롯데칠성(2.64%), 롯데제과(4.65%) 등이 나란히 상승했다.

롯데그룹주의 최근 약세 전환은 우선 국내 계열사에 대한 지분율 확보 경쟁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라들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두 형제 간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 국내 기업이 아닌 일본 비상장기업인 롯데홀딩스와 이를 지배하고 있는 광윤사라는 사실이 부각됐다. 두 형제는 국내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기보다 광윤사와 일본 롯데홀딩스의 의결권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총수일가 전체가 경영권 분쟁에 매달리면서 그룹의 경영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앞으로 경영권 분쟁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나더라도 각 계열사에 대한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은 두 형제가 극적으로 화해하지 않는 이상 일정 부분 '그룹 쪼개기'가 진행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도 롯데그룹 차원에선 위험요소라 할 수 있다.

롯데그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신 회장이 "롯데그룹 매출의 95%가 한국에서 일어난다"고 밝혔듯 국내 사업 비중이 절대적인 롯데그룹에 있어 국민들의 롯데그룹에 대한 악감정은 실제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롯데의 쇼핑, 제과, 음식료 등 내수 사업에 있어 브랜드 이미지 하락은 기업 실적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인터넷 상에선 "롯데는 일본 기업 아니냐"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롯데그룹주가 경영권 분쟁 이슈로 인해 변동성이 커지며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다만 시간이 경과될수록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은 국내 계열사의 경우 점차 종목별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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