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귀국…드러나는 반격카드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15.08.03 15:01

'아버지 뜻' 아닌 '법적 절차' 초점 대응…신격호 총괄 뜻 '재확인'도 주력

가족간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회장이 3일 오후 일본을 떠나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뉴스1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손에 쥔 반격카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달 27일 입국한 뒤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 마음을 잡는데 주력한 기간에 신 회장은 일본에 머물며 우호세력 확보와 반격 구상에 주력했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아버지의 뜻'이 아닌 '법적 절차'에 초점을 맞춰 대응할 것으로 관측한다. 법적 절차를 통한 경영권 확보와 더불어 신 전 부회장과 아버지 신 총괄회장을 통해 드러난 '황제경영'과 '전근대적 문화'라는 롯데그룹의 적폐를 해소하는 적임자라는 이미지도 부각, 롯데그룹의 후계자를 대내외에 굳힌다는 전략도 구사할 전망이다.

◇아버지 의사 재확인 초점
신회장은 3일 오후2시30분 대한항공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공항에서는 대국민사과와 경영권 분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신 회장은 이날 도착 직후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서 미안하다"며 "저는 임직원, 국민과 함께 롯데 키워왔다"고 말했다. 경영권과 관련해서는 "지분구조는 여기서 이야기할 것이 아니다 "며 "조만간 아버지(신격호)를 만나겠다"고 했다.

신 회장은 귀국 첫 행보로 곧바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로 이동해 34층에 마련된 아버지 집무실에서 신 총괄회장을 만났다. 아버지를 찾아 최근 논란을 자신의 입장에서 설명하고, 명확한 의사를 재확인 받는다는 의미다.

최근 공개된 육성과 영상 등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판단력이 정상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찜찜한 구석이 있는 마당에 신 전 부회장 측의 일방적 공세에 대응, 아버지 마음을 확인하려는 의도도 있다.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 면담 후 국내에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흐트러진 사내 분위기를 진화하고 자신이 '원롯데'라는 점을 분명히 할 전망이다. 국내 롯데그룹과 민심이 극단으로 치닫아도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 법적 절차 준비와 우호세력 확보를 위해 귀국을 미뤘지만, 일단 귀국한 만큼 국내 롯데 장악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 경영권 분쟁이 '골육상쟁'의 진흙탕으로 변화되면서 정치권에서도 대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논의가 나오는 등 심상찮은 기류가 흐르면서 정·관·재계에 대한 불신 해소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정부와 금융권 관계자, 협력업체 대표 등을 만나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동주 대한 법적 대응도?

신동주 전 부회장에 대한 법적 대응도 병행할 지 주목된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 6월 중국사업 실패로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뺨을 맞았다는 신동주 전 부회장의 발언과 신 전 부회장·신격호 총괄회장의 일본어 대화 등 일련의 공개물로 '황제경영' '일본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각인, 롯데그룹의 이미지가 훼손된 점 등을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하는 방법이다.

실제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부회장의 영상공개 등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은 고령의 총괄회장을 이용해 전례없는 동영상으로 왜곡되고 법적 효력도 없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대해 무척 화가 나 있다"며 "신 전 부회장의 행동을 그룹 안정을 해치는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 법과 원칙에 따라 신 전 부회장에 대해 대처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법적대응은 최후의 수단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미 형제간 싸움을 넘어 신동빈 대 반 신동빈으로 나뉜 다툼이 법정으로 옮겨져 이전투구를 보이는 점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지배권을 둘러싼 싸움과 달리 개인적 분쟁은 지금까지 밝혀진 가족간 치부 이상을 드러내는 부담이 있다"며 "법적 대응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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