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韓·日 분리 절차 밟나?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민동훈 기자 | 2015.07.31 17:59

양측 지분구도 팽팽해…신격호 회장 건강 등 고려할 때 분리 불가피 전망

롯데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간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그룹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봉책으로 '원상복귀'가 시도되겠지만 결국 한국과 일본의 롯데가 분리 수순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싸늘한 민심 고려, '원상복귀' 시도= 일단 형제간 진흙탕 싸움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의식해 '원상 복귀'가 시도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영향력 아래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한·일 롯데를 각각 책임지고 경영하는 방안이다. 신 전 부회장이 전격적으로 해임된 지난 1월9일 이전으로 환원한다는 것.

재계 관계자는 "형제간 내홍이 일가족 전체가 참여하는 분쟁으로 번진만큼 빠른 시일 안에 불씨를 꺼야 한다"며 "신 전 부회장은 예전처럼 일본 롯데를, 신 회장은 한국 롯데를 맡아 수습하려는 시도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까지 맡아 한·일 롯데를 통합 경영하는 신 회장이 반발할 공산이 크다. 어렵게 장자인 신 전 부회장을 밀어내고 일본 롯데그룹까지 거머쥔 신 회장에게 '제 위치로'를 요구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롯데홀딩스를 거머쥐면 한국 롯데그룹까지 자연스럽게 지배할 수 있는 현 지배구조를 고려할 때 '원상복귀'는 현실성이 결여된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가족의 구심점이 돼야 할 신 총괄회장 건강이 불확실한 만큼 현 시점에서 '원상복귀'는 갈등의 불씨만 남겨두는 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한·일 롯데 분리 수순 밟을 것= 이에 따라 '형제의 난'이 결국 한·일 계열 분리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다수다. 현대, 금호 등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도 그룹이 분리되면서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한·일 롯데그룹을 신동빈·동주 형제가 각각 독립경영하는 대신 일본에서 한국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연결고리를 끊어내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현실적으로 한·일 롯데그룹의 단절은 신 회장이 국내 지주사 노릇을 하는 호텔롯데를 장악하면 된다. 그러나 출발부터 간단치 않다. 롯데그룹은 '신격호→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한국 호텔롯데→롯데쇼핑 및 계열사'로 출자가 이뤄져 있다.

국내 롯데계열사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최대주주(19.1%)다. 나머지는 L투자회사라는 12개의 페이퍼컴퍼니(78.1%), 부산롯데호텔(0.55%), 일본패미리(2.11%), 호텔롯데자사주(0.17%) 등으로 이뤄져 있다.

신 회장이 한국 롯데를 장악하기 위해서는 롯데홀딩스 보유 지분 외에도 L투자회사 지분 30% 가량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특수목적투자회사로만 알려진 L투자회사 역시 신격호·동빈·동주 등 3부자가 지분을 나눠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정리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한·일 롯데간 분리와 관련, 2단계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우선 신 총괄회장 지분을 물려받아 광윤사 최대주주가 된 신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와 일본 내 계열사를 보유한다. 반면 신 회장은 호텔롯데 기업공개를 통해 일본계 지분을 희석시킨 후 롯데쇼핑을 중간 지주회사로 만들어 한국 롯데그룹을 소유한다는 것.

하지만 한국 내 계열사에서 비슷한 지분을 가진 형제간 지분 해소가 여전히 난제로 남을 전망이다. 그룹 허리 역할을 하는 롯데쇼핑 지분은 신 회장(13.46%)과 신 전 부회장(13.45%)이 0.01%포인트, 롯데제과도 신동빈(5.34%), 신동주(3.95%) 등으로 큰 차이가 없어 개별 계열사를 놓고 언제든 대립각이 세워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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