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식' 공유, 완성차 노사 임금협상 '순항'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15.07.29 14:41

르노삼성 이어 한국GM·쌍용차 타결가능성 커...현대·기아차 휴가 이후 본격협상

노사 갈등으로 '하투(여름철 노동계 투쟁)'와 파업 사태를 반복했던 국내 자동차 업계에 올해는 노사간 훈풍이 불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국내 완성차 업체 노사의 무분규 임금협상 타결 소식이 속속 전해지면서다.

자동차 업계 전반의 위기 국면에서 노사가 소모적인 극한 갈등을 이어갈 경우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공유된 결과다. 다만, 국내 최대 단일사업장인 현대차 노사교섭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휴가철 이후 본격적인 협상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쌍용차는 노사가 마련한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 결과 62.4%의 찬성률로 올해 임금협상을 최종 타결했다고 29일 밝혔다. 2010년 이후 6년 연속 무분규로 노사교섭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이다.

쌍용차 노사는 앞서 16차례에 걸친 교섭 끝에 △기본급 5만원 인상과 함께 △생산 장려금 150만원 지급 △신차 출시 격려금 100만원 지급 △고용안정협약 체결 △퇴직자 지원제도 운영 등 별도합의안을 마련했다.

쌍용차는 티볼리가 연초 출시 이후 판매돌풍을 일으키며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이를 새로운 성장기회로 삼아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만들어 가자는데 노사가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최종식 쌍용차 대표이사 사장은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기반으로 효율적인 생산체제를 구축해 티볼리 등 글로벌 판매 물량을 한층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GM 노조는 이날부터 30일까지 이틀간 '2015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한국GM 노사는 지난 27일 △기본급 8만3000원 인상 △격려금 650만원(타결 즉시지급) △성과급 400만원(연말 지급) 등 임금 인상안과 함께 내년 신형 말리부의 부평2공장 생산 등 미래발전 방안을 담은 합의안을 마련했다.


업계에선 한국GM 사측이 국내 생산물량 확보와 '고용안정'을 확약하고 지난해 영업적자에도 전년보다 높은 임금인상안을 제시한 만큼 잠정합의안이 무난히 통과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22일 올해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생산직 근로자 승진 문제와 통상임금, 임금인상폭 이견 등으로 추석 연휴가 끝난 10월이 돼서야 노사 협상을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가 부분파업에 나섰고 두 차례나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그러나 올해는 경영위기 극복에 대한 노사의 공감과 양보로 협상 시작 한 달 반 만에 업계 최초로 무분규 협상타결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임금 이슈 등으로 전선이 복잡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임금인상폭에 협상의 무게중심이 쏠려 있어 상대적으로 큰 갈등 없이 교섭이 마무리되는 분위기"라며 "수입차 공세 등에 따른 경영위기 등 노사가 위기의식에 공감한 것도 협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배경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업계 맏형인 현대·기아차의 경우 다른 완성차업체와는 달리 노사교섭이 어김없이 순탄치 않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달 2일 상견례 이후 십여 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임금 외에도 통상임금과 근무시간 단축 등 쟁점에 대한 노사의 간극이 크다. 기아차의 경우 아직 노사 교섭대표의 상견례 자리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현대차 노사는 여름휴가가 끝나는 다음 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협상에 임한다는 계획이지만 여러 쟁점에 대한 노사의 입장차가 커 협상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현 노조 집행부가 상대적으로 온건파인 데다 최근 경영위기에 대한 위기감을 노사 모두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협상이 극한 갈등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란 낙관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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