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각색' 코스닥 사명변경 '봇물'..'묻지마투자' 주의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 2015.07.29 06:15

이달 28일까지 사명변경 공시만 43건…사명변경 제약 없어

코스닥 시장에서 회사명 변경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사명을 바꾼 기업 중에는 최대주주 혹은 경영진, 주력사업, 기업 재무구조가 확연히 달라지는 사례도 적지 않은 만큼 면밀한 분석에 의거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8일까지 사명 변경을 공시한 코스닥 상장사는 43개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인 7월 28일까지를 기준으로 2013년 34사, 2014년 24사보다 높은 수치다. 올해 들어 늘어난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혹은 지주사 전환에 따른 사명 변경 12건을 제외하더라도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증가했다.

올해 사명을 변경한 회사의 사유는 다양하다. 명목상으로는 기업이미지 제고, 사업영역 확대, 기업가치 향상 등을 내세운다. 물론 사명을 바꾸고 새로운 경영진이 신규사업을 통해 새출발하려는 사례도 적지 않지만 실질적으로는 과거 회사에 부적절한 이슈가 있었거나 논란이 될 수 있는 인물이 최대주주로 올라선 이후 사명을 변경한 사례도 눈에 띈다.

대표적인 기업이 한탑이다. 이 회사의 옛 이름은 영남제분으로 과거 회장의 아내가 '여대생 공기총 청부 살인 사건'에 연루돼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 영남제분은 지난 3월 27일 사명을 한탑으로 변경했다.

'최규선 게이트'로 유명한 최규선 회장이 인수한 루보는 이달 3일 사명을 썬코어로 변경했다. 최 회장은 2002년 일어난 권력형 비리 사건의 장본인으로 이후 횡령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은 경력이 있다. 루보를 인수한 최 회장은 이후 도담시스템스 인수, 중국 기업과 컨소시엄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도시건설 프로젝트 수주 추진 등으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지속적인 적자와 재무구조 악화로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제기되던 지아이블루는 지난해 10월 80% 감자를 결정한 뒤 올해 3월26일 사명을 엠젠으로 변경했다. 엠젠은 이후 대표이사가 횡령혐의로 고발된 데 이어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추진하다 해제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뿐 아니라 사명을 변경한 기업의 경우 갑작스레 자금조달에 나서는 경우도 있고, 또 이 같은 과정에서 경영진이나 대주주, 주력사업이 바뀌는 사례도 적지 않다. 더구나 사명 변경 기업의 경우 변경 시점안팎으로 주가가 요동치는 사례도 있는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


지난 3월 31일 신후로 사명을 바꾼 케이엠알앤씨는 이후 전환사채(CB) 발행, 유상증자를 실시한 이후 이달 3일 대표이사가 변경됐다. 신후는 연예기획 등 사업목적을 추가하고 사내외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다루기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오는 8월11일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855원이던 신후 주가는 지난 6월 장중 3000원을 넘어섰다 다시 최근 1000원대로 주저앉았다.

지난 3월 11일부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결정 사유로 주권 거래매매 정지가 시작된 엘 에너지는 지난 5월 26일 퍼시픽바이오로 사명을 바꿨다. 퍼시픽바이오는 이후 1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대표이사를 변경했다. 퍼시픽바이오는 여전히 거래정지 상태다.

물론 성공적인 사명 변경 사례도 적지 않다. 블루투스 핸즈프리 등을 생산하는 이너스텍은 중국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뒤 사명을 로코조이로 변경했다. 로코조이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873%에 달한다. 중국 게임회사 룽투게임즈에 인수되며 주가가 급등, 단숨에 스타종목으로 떠오른 아이넷스쿨도 사명 변경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아이넷스쿨은 지난 3월 27일 사명을 룽투코리아로 변경한 뒤 모바일게임회사 지분 취득, 라인과 홍콩합작법인 설립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 처럼 사명변경이 잦은 이유는 별다른 제약이 없기 때문인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각 회사가 주주총회를 통해 사명변경 안건을 가결할 경우 횟수에 제한없이 얼마든지 사명을 바꿀 수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사명 변경 사례가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 사명 변경 이후 일반 개인 투자자들은 해당 기업의 과거 행적을 쉽게 찾아보기 힘든 만큼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투자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며 "사명 변경 기업에 투자할 경우 변경 이전의 행적과 이후 사업 전망 등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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