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찐개찐' vs '도긴개긴' 아직도 헷갈린다고?

머니투데이 백승관 기자 | 2015.08.01 03:20

[따끈따끈 새책] '우리말 밭다리걸기'… 쉬운 '한글' 어려운 '우리말' 유쾌한 뒤집기!

마지막으로 한글을 공부한 것은 언제인가? 돌이켜도 초등학교 때 받아쓰기 시험은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띄어쓰기부터 맞춤법까지. 그때만큼 열심히 한글을 공부한 적 있을까.

초등학교·유치원 때 배운 한글 수준만 돼도 생활하는 데 불편함은 없다. SNS나 카톡 문자에 받침 좀 틀린다고, 띄어쓰기를 안 한다고 꼬집어 지적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그러니 한글 실력은 유치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는 '한글'과 우리말을 얼마나 잘 알고, 또 잘 쓰고 있을까? 우리나라의 문맹률은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뜻밖에도 문서해석능력(문해력)은 OECD 국가 중 하위권이다. OECD가 실시한 국제성인 문해력 조사결과, 문해력이 최저수준인 사람의 비율은 한국이 38%로 OECD 평균인 22%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스웨덴(6.2%)과 핀란드(12.6%) 등의 선진국과 비교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쉽지만 어렵다'는 한글의 두 얼굴을 보여주는 지표다.

사전을 펼쳐놓고 한글을 다시 공부하자니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 한글 맞춤법과 순우리말, 외래어의 바른 표기법, 언제나 헷갈리는 띄어쓰기까지….

신간 '우리말 밭다리걸기'는 이런 고민을 덜어준다. 생활 속에서 궁금했던 우리말들을 사례를 통해 흥미롭게 알려준다.

#'각티슈' '곽티슈' 무엇이 맞을까?=네모난 통에 들어있는 화장지의 바른 표기법은 무엇일까? 마트에 가면 '각티슈' '곽티슈'등 제각각 써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각'(角)은 '면과 면이 만나 이루어지는 모서리'를 뜻한다. 그러니까 '각'은 단순히 모서리를 가리킬 뿐이지 티슈가 담긴 용기를 부르는 말은 아니다. "그럼 곽이 맞겠지?" 사전을 찾았더니 '갑'(匣)으로 고쳐 쓰라는 표시가 나온다. 국립국어원 '표준어 규정-표준어 사정 원칙' 제22항에는 "고유어 계열의 단어가 생명력을 잃고 그에 대응되는 한자어 계열의 단어가 널리 쓰이면, 한자어 계열의 단어를 표준어로 삼는다"라는 조항에 따라 곽이 아닌 갑이 맞다.


'우리말 밭다리걸기'는 2014년 8월부터 2015년 5월까지 본지에 연재된 기획기사로 온·오프라인상 폭발적인 호응을 받았다. 개그콘서트 유행어인 '도찐개찐'의 바른말을 소개한 '도긴개긴' 편이 대표적이다.

'1부 밭다리 후리기'는 우리말을 똑똑하게 쓰는 법(맞춤법/띄어쓰기/발음)에 초점을 맞추었고, '2부 밭다리 감아돌리기'는 잘못 쓰고 있는 외래어나 관용어(한자어) 등을 바로잡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각 글의 말미에는 마무리 문제를 실어서 이해한 바를 점검하고 지나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

짧은 글로 말하는 SNS 시대, 조금씩 흐트러지는 우리의 한글 생활을 바로잡고, 똑똑하고 정확한 우리말 표현법을 익혀보자. 청소년들에겐 국어시험이 쉬워질 것이고, 성인들에겐 글쓰기와 말하기가 만만해질 것이다.

◇우리말 밭다리걸기=나윤정·김주동 지음, 들녘 펴냄, 238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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