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내국인 사찰없다"…野 "셀프복원, 신빙성 떨어져"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 2015.07.27 12:14

[the300]野 "국정원 일주일간 뭐했나" 與 "의혹 없다고 판명되면 정략공세 중단해야"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 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가정보원의 해킹의혹 관련 기자간담회를 마친 후 퇴장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가정보원이 최근 논란이 된 해킹프로그램의 구매·운용에 관여한 임모 과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삭제한 파일을 복원·분석한 결과 내국인 사찰 정황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27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후 국회 정보위 현안보고에서 국정원은 기존의 주장과 같이 내국인 사찰은 없었다는 내용의 파일 복구 결과를 준비하고 있다.

국정원은 임 과장의 파일 삭제가 알려진 직후부터 "일주일 내에 100% 복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새누리당도 국정원이 자료를 복구하면 내국인 사찰 등 의혹을 말끔히 씻어줄 것이라고 자신해왔다.

그러나 야당을 중심으로 적법한 자료제출이나 복원절차 공개 없는 국정원의 '셀프 복원'과 '셀프 수사'에 대한 의심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안철수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오전 SBS '한수진의 SBS전망대'를 통해 임 과장이 지운 파일을 100% 복구했다는 국정원의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안 위원장은 "자료가 삭제된 직후 복구하면 아주 빠른 시간 내에 100% 복구가 가능하다. 그러나 만약 하루 이틀만 지나더라도 100% 복구는 불가능해진다"며 "국정원은 일주일 동안 뭘 하는데 시간을 썼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정보위 소속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피의자가 삭제, 피의자가 복구, 피의자가 무혐의 확인. 이것이 박근혜 정권의 법치입니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김영록 새정치연합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정원이 죽은 임모 과장이 삭제한 자료를 100% 복구했으나 민간인 사찰은 없었다"며 "우리당이 요구한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등 국회조사에 조금도 협조하지 않고 있는 국정원이

국회조사를 앞둔 시점에 민간인 사찰은 없었다고 발표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서너 시간이면 대부분의 자료를 복구할 수 있는데도 국정원은 일주일이나 걸려 자료를 복구했다고 발표했다"며 "국정원이 자료 복구를 핑계로 자료를 꿰맞추기 위해 시간 끌기를 했던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의 변명을 듣고 끝내는 수준의 형식적 조사로는 국민의 의구심을 제대로 해소할 수 없다"며 청문회에 준하는 조사를 촉구했다.

이어 의혹규명을 위해 △국정원이 로그기록 등 새정치연합이 요구한 30개 자료를 모두 제출할 것 △조사위원에 7개 분야(시스템전문가, 네트워크전문가, 해킹전문가, 로그분석전문가, 포렌식복구전문가, DB전문가, 암호전문가)의 전문가 가운데 최소 5명 이상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 △제출자료를 조사할 기간을 최소 한 달을 확보할 것 등 3가지 선제조건을 제시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국정원과 새누리당은 국민의 의혹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당이 제시한 선제조건을 반드시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은 그동안 국정원 현장조사 등과 같이 원하는 것을 내놓으면 달아나는 '술래잡기'와 같은 행태를 보여왔다"며 "내국인 사찰 의혹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다면 정략적 공세를 즉각 중단하고 국정원이 대북, 대테러 방지와 국제범죄 대책 등 국가의 안위와 국민을 지키는 데 본연의 임무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혀 향후 공방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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