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아웃 하고 카톡택시 떠도 끈질긴 '승차거부'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15.07.27 05:04

2분기 서울시내 승차거부 민원 11.1%↑… 출근시간, 승객 많은 밤엔 택시앱도 무용지물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jykim88@
20대 직장인 최 모씨는 지난 23일 밤 9시쯤 광화문에서 연남동으로 가기 위해 카카오택시 앱을 이용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비가 많이 와서 손님이 많아 택시들이 카카오택시의 콜을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손님을 탑승시켰던 것.

최 씨는 "택시를 잡을 수 없어서 인근 교보문고에서 쉬다가 밤 10시쯤 다시 카카오택시를 호출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인근 120대의 택시에 카카오택시가 콜을 보냈지만 응답한 택시가 없었다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불법 시비로 우버택시가 위축되면서 카카오, T맵, 티머니, 네이버지도앱택시 등 콜택시앱이 뜨고 있지만 시민들의 승차거부 민원은 오히려 늘고 있다.

서울시는 택시 민원을 2018년까지 현재의 절반인 연간 1만4000건으로 줄인다는 목표로 지난 3월 이후 '감축상황판'까지 운영하고 있지만 한 분기 사이 승차거부 민원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시내 승차거부 민원은 3707건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7.1% 줄어들었다. 불친절 관련 민원도 상반기에 4040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7.2%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택시불만 민원이 줄어든 것 같지만 시기별로 세분화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올해 1분기 1756건으로 전년 대비 줄었던 승차거부 민원은 2분기에 1951건으로 오히려 증가세로 전환했다. 불친절 민원 역시 1분기에는 1852건이었으나, 2분기에는 2188건으로 늘었다.


다음카카오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카카오택시 기사 회원수는 11만명을 돌파했다. 출범 초기 한 달간 모든 기사들에게 1일 2000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마케팅과, 일시적이지만 콜 비용을 따로 부과하지 않은 점이 초기 시장선점에 일조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카카오택시를 비롯해 콜택시앱이 늘어나도 기존의 오프라인 전화상 콜택시를 대체할 뿐 승차거부를 없애는 데는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카카오택시를 비롯 콜택시앱들은 승객이 몰리는 시간대 콜을 거절해도 제재수단이 없다.

최 씨는 "가까스로 길에서 직접 택시를 잡아탔더니 운전기사가 운전 중 오는 카카오택시 콜을 계속 무시 하더라"며 "손님이 있어서 그랬거니 싶었지만 기분이 유쾌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카카오택시 앱을 내려받은지 한 달이 채 안 됐다는 개인택시 기사 이모씨는 "손님이 없는 오후에는 1km 이내 거리에서 카카오택시 콜이 오면 콜을 받지만 출근시간대나 밤 10시 이후 시내 중심지에선 굳이 카카오택시 콜에 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20대 직장인 김유진씨는 "최근 밤 11시 역삼역 근처에서 택시를 타고 가다보니 카카오택시도 그렇고 다른 앱 콜도 무수히 요청이 들어오더라"며 "기사님께 물어보니 콜이 진짜 많이 들어와 길에서는 택시를 잡기가 더 힘들 것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월 승차거부와 요금흥정 등 불법영업을 일삼던 개인택시 1대가 전국 최초로 서울에서 면허가 취소됐으나, 올해 1월부터 시행된 택시 승차거부 삼진아웃제로 인해 면허가 정지된 사례는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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