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22일 국정원 직원의 차량 번호판 색깔이 달라보이는 것은 빛의 각도에 따른 착시현상이라는 경찰 해명에 대해 "코미디에 가까운 해명"이라고 반박했다.
전 최고위원은 "누가 보더라도 자살 현장의 마티즈 차량은 가로가 좁고 세로가 긴 구형 녹색 번호판이며 CCTV 속 마티즈는 가로가 길고 세로가 좁은 신형 흰색 번호판"이라며 "빛의 반사가 빛의 원색인 초록을 흰색으로 바꿀 놓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살 현장 마티즈와 CCTV 속의 마티즈는 번호판의 색깔만 다른 것이 아니라 앞 범퍼 보호 가드 유무에 있어서도 자살 현장에 있는 차량에는 앞 범퍼 보호 가드가 있으며 CCTV 속 마티즈 차량에는 보호가드가 없다"며 "뿐만 아니라 자살 현장 마티즈에는 차량 안테나가 발견 되는 반면, CCTV 속 마티즈에는 차량 안테나가 달려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전 최고위원은 "두 개의 차량은 다른 차량으로 보는 것이 상식적"이라며 "국가기관이 제대로 된 근거도 없이 의혹만 확대재생산하는 해명을 하는 것이야말로 스스로 국정원 불법 도청사건을 확대 재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전 최고위원은 오전에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국정원 요원이 숨졌다는 마티즈 차량을 보면 경찰이 제출한 수사 CCTV 번호판은 흰색, 시신이 발견된 것은 초록색으로 다른 차랑"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경찰은 "CCTV 화질이 나빠 빛의 반사 때문에 하얀 신형 번호판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온라인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차량 앞 헤드라이트 모양이 다르다는 의혹마저 제기되는 등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편 국정원에서 해킹 프로그램 구매와 실제 운용에 관여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임씨는 7월 초 돌연 10년 된 중고 마티즈를 구입한 것으로 전해져 그 배경이 이번 해킹사건과 관련이 있지 않느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경찰은 임씨의 사망사건 수사 결과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임씨가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나온 점 등을 종합해 자살사건으로 결론짓고 사건을 내사종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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