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유투바이오 대표는 과거 서울대에서 의공학 박사과정을 밟으며 교수를 꿈꾸던 평범한 대학원생이었다. 그는 당시 산학협력 일환으로 의료기기업체인 메디슨(현 삼성메디슨)에 입사해 엔지니어로도 활동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메디슨 측으로부터 산학협력으로 진행하던 프로젝트로 창업을 해보자는 제안을 받은 후 깊은 고민에 빠졌다. 교수라는 꿈과 기업인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두고 갈등했던 것. 그는 결국 1992년 메디슨 사내벤처로 유비케어를 창업했다. 그는 당시 박사학위를 위한 논문만을 남겨둔 상황이었다.
김 대표를 포함해 서울대 의공학 박사과정 인력들이 주축이 된 유비케어는 병의원에서 쓰이는 전자차트(EMR)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며 창업 5년만인 1997년 코스닥에 입성했다. 유비케어는 이후 최대주주인 메디슨의 부도,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 등 우여곡절을 겪은 후 2008년 SK케미칼에 인수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메디슨이 부도난 후 수년 동안 주인 없는 회사를 운영하며 본업과 상관없는 일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다행히 SK그룹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창업자로서 책임이 일단락됐다고 판단했다. 대기업 임원이라는 안정적인 자리가 보장됐지만, 또 다른 도전을 위해 다시 창업에 나서기로 마음먹었다."
김 대표가 2009년 창업한 유투바이오는 병의원으로부터 혈액과 소변 등 체액을 받아 검사하는 체외진단검사 분야에 주력했다. 유투바이오는 창업 초기부터 체외진단검사라는 바이오기술(BT)에 인터넷 등 정보기술(IT)을 융합하는 방식을 취했다.
유투바이오는 김 대표가 유비케어 당시 확보한 병의원 네트워크와 영업망을 활용해 체외진단검사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갈 수 있었다. 유투바이오는 현재 전국 1700여 병의원과 체외진단검사 분야에서 협력한다. 매출액도 2012년 65억원에서 2013년 94억원, 지난해 110억원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다. 지난달에는 코넥스시장에도 상장했다.
김 대표는 최근 교수의 꿈도 이뤘다. 그는 현재 고려대와 한양대 겸임교수로 출강한다. 두 번의 창업과 기업공개(IPO)를 일군 '창업의 달인' 김 대표는 유투바이오를 '글로벌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으로 만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의료분야 니즈가 '치료'(cure)에서 '예방'(care)으로 옮겨가고 있다. 체외진단검사에 이어 건강검진센터를 대상으로 한 운영소프트웨어와 모바일애플리케이션 등 예방에 필요한 다양한 헬스케어 솔루션을 갖출 것이다. 해외로도 진출해 글로벌 헬스케어 회사로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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