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의 불법카톡 사찰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가운데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국정원불법카톡사찰의혹 진상조사위원회'의 위원장직을 맡아서다.
이번 위원장직은 지난해 7·30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1년만의 첫 당직이다.
안 의원은 그동안 당으로부터의 중책을 거절해 와 위원장직을 수락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안 의원은 인재영입위원장을 비롯해 혁신위원장, 메르스대책특위위원장직 등을 제안받았지만 그때마다 정중히 거절해왔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안 의원은 15일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조사위원장 임명 제안을 지체없이 수락했다. 이날 문 대표는 오전에 열린 비공개 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의 요청에 따라 안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거는 이색적인 모습이 연출됐다.
안 의원이 단번에 조사위원장직을 받아들인 데에는 '전문영역'이라는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백신 프로그램인 V3를 개발한 '안랩'의 창업자로 컴퓨터 보안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안 의원은 자신의 전문영역에서는 주저없이 전면에 나서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 냈다.
안 의원은 지난달 23일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이날 국회에 입성한지 2년2개월만에 처음으로 대정부질문에 나선 안 의원은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정부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의사출신 전문가로서 문제점을 오목조목 지적하면서 분위기를 압도했다. 안 의원은 장관의 자진사퇴까지 거론하면서 공세를 펼쳤다. 성공적인 데뷔였다는 평가다.
때문에 이번에도 자신감을 앞세워 성과를 이룰 경우 항상 도마위에 올랐던 리더십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계산도 엿보인다. 반대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공격의 대상이 될 수도 있지만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했다는 것이 측근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여는 발빠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기자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 컴퓨터 보안전문가는 저밖에 없어서 제가 맡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사태 초기부터 전문가들하고 계속 얘기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을 계속 진행하고 있던 중이었다"면서 당 지도부의 제안을 곧바로 수락한 배경을 설명했다.
안 의원은 "(국민들은) 자기가 가진 PC나 휴대전화를 다른 사람들이 불법적으로 보지는 않을까 의심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는 게 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본다. 역할을 하게 되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 위원장은 진상조사위원회를 외부 해킹 관련 전문가를 포함해 10명 정도로 구성할 예정이다. 위원회 명칭과 구성 등은 안 위원장이 직접 담당하기로 했다. 문 대표는 안 의원에게 위원장직을 제안하고 관련 사항을 일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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