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칼럼]핀테크의 꽃 '만시지탄' 우 범하면 안돼

머니투데이 권태우 이현회계법인 전무 | 2015.07.16 03:00
현재 국내 모바일 결제 시장은 800조원 규모다. 전체 핀테크 시장은 수 천조 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규모를 가늠할 수 없는 거대한 시장이 열리는 빅뱅을 앞둔 절대 절명의 순간이 다가오는 셈이다.

금융위원회에서는 대한민국 금융 산업의 발전 및 IT와 금융 간의 융합을 통한 핀테크 활성화를 촉구하고자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제외한 ICT 기업에 대한 인터넷 전문은행의 50% 지분 보유 허용 및 빅데이터 활용 등 영업 행위 등에 대한 사전 규제 최소화'를 골자로 하고 있다.

이는 분명 중국의 위뱅크 등 해외 사례에 비해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환영할만한 일임에는 분명하다. 국내은행의 모바일뱅킹이 편리한 편이라고는 하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는 지급·입출금·이체 등 처리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다각적인 플레이어들로부터 차별적인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풍성하게 제공받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더욱 그러하다.

정부 제도도입을 필두로 일어날 이러한 빅뱅과도 같은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자세는 의미 있는 용어 사용에서 시작된다고 생각된다. 'IT·금융 융합 및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보다는 '핀테크 시장 선도를 위한 모바일전문은행 도입'이 더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발현될 한국에서의 인터넷은행은 과거 미국, 일본 등에서 20년 전에 실행돼 온 오프라인의 온라인 전이 수준의 모바일뱅킹 서비스여서는 안 된다. 신성장 서비스·플랫폼으로서 새로운 모바일은행이 창출돼야 한다.

패러다임 쉬프트(빅뱅)는 과학혁명을 통해 한 패러다임의 구성요소 모두가 날아가 버리고 새로운 이론, 기준, 측정이 생성되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지금 금융과 ICT 융복합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방이 아니라 창조·창의를 외치고 있다. 모바일 전문은행을 설립하는 것은 우리 국민이 조금 더 편리하라고 무점포 금융기관을 열어주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 전 세계의 자원이 우리가 만든 우리의 핀테크 기준을 거쳐 다시 전 세계로 나가는 길을 닦는 것이라는 큰 시야를 가져야 한다.


특히 새로운 기준을 창조할 수 있는 ICT 기업에게 '패러다임 쉬프트'를 가능케 할 수 있는 구조, 즉 '50% 이상의 모바일 전문은행 지분소유'를 허용함으로써 새로운 기준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도록 해야 한다.

은행의 재벌 사금고화 방지 등의 꼭 지켜야하는 사안을 제외한 시장규제는 대폭 완화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적 합의 도출 실패로 인한 과다한 규제로 '웹 2.0', '방송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장 강자의 위치에서 추락한 바 있었던 과거의 아픔을 또다시 반복하게 될 것이다. IMF 이후 네거티브 방식의 금융상품 규제를 통해 자본시장법을 도입했으나, 현실적인 제도개선 장벽들로 인해 여전히 금융후진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지금 당장 모바일 전문은행이 국민경제에 어떤 혜택을 줄 수 있고, 어떻게 세계 핀테크 시장을 선도할 것이냐를 말하라고 하면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새길 앞에서 도전과 창의의 정신으로 새로운 기준을 준비한다는 것은 언제 어느 때나 또한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누군가 이를 현실화 시키고자 하는 주체가 있다면, 그 도전이 '실현' 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 또한 금융발전을 맞이하는 우리 모두의 몫이지 않을까.

최근 발표된 세계 주요 상품 서비스 점유율 조사에서 세계 1위 품목이 한국 8개, 일본 9개, 중국 6개로 발표됐다. 필자는 여기에 모바일 전문은행을 한국의 세계 1위 품목에 더하는 그날을 그려본다. 지금 이 시점이, 그 날을 위해 힘찬 한발을 내딛어야 할 때이다. 금융사들과 ICT 업체의 변화와 함께 우리 스스로 가둬두고 있던 생각의 패러다임을 깨는 과감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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