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中증시 폭락, 美로 전염 '경고등'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 2015.07.09 07:35

중국 상황 '그리스'와 다르다… FOMC 의사록 '관심 밖'

월가의 초점이 그리스에서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리스 사태는 미국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지만 중국은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 매출의 30%가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고 중국 기업 주식도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거나 예탁증서(DR)가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경제가 휘청거릴 경우 미국 경제와 증시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34.65포인트(1.66%) 급락한 2046.69를 기록했다. 다우 지수는 261.49포인트(1.47%) 떨어진 1만7515.42로 마감했다. 나스닥 역시 87.70포인트(1.75%) 내린 4909.76으로 거래를 마쳤다.

분더리히 증권의 아트 호간 수석 전략분석가는 “이날 증시 급락은 그리스와 중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세 가지 요소가 결합된 결과”라며 “에너지 가격 회복세가 이어지지 못한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정책위원들은 그리스와 중국의 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고 상황을 종합할 때 아직 금리 인상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푸르덴셜 픽스드 인컴의 그레고리 피터스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이)금리인상을 희망하고 있다는 점은 명확하다”며 “하지만 물가상승률이나 국제 뉴스 혹은 경제 상황이 금리를 올릴 상황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은 계속해서 금리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다”며 “9월보다는 12월에 금리를 올릴 것이란 의견이 더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찰스 스왑의 랜디 프레드릭 이사는 “이날 공개된 의사록보다 10일로 예정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연설이 더 중요하다”며 “의사록에는 그리스와 중국의 최근 2주일간 상황이 반영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옐런 의장은 이날 낮 12시반에 클리블랜드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기술적 결함으로 거래가 3시간반 가량 중단된 영향은 크지 않았다는 분위기다. TD 아메리트레이드의 JJ칸 수석 전략분석가는 “개인 투자자들이 받은 영향을 크지 않았다”며 “결국 시스템에 대한 신뢰의 문제이며 거래가 중단됐지만 이를 매끄럽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크레딧 스위스에 따르면 NYSE는 S&P500 종목 거래량의 15% 정도를 담당한다. 이날 거래금액은 약 71억달러로 올해 평균 65억달러를 넘어섰다. NYSE의 거래 중단이 주식시장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 셈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상황에 대해 일제히 우려를 나타냈다. 중국의 증시 급락은 세계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릴 가능성이 높고 이는 상품과 서비스 수요를 둔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웰스파고증권의 마틴 아담스 전략분석가는 “기계와 원자재 기업들은 중국을 포함한 신흥 시장에서 많은 이익을 거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3주간 중국 증시 급락은 앞으로 몇 분기 동안 기업들의 이익전망을 낮출 우려가 있다”며 “기업들이 이런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고 덧붙였다.

에버뱅크 월드 마켓의 크리스 캐프니 대표는 “투자자들이 FOMC 의사록보다 중국과 그리스, 이란 핵협상 연장에 더 많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며 중국 증시 폭락은 주식시장과 상품시장에까지 여파가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 증시는 중국에 비해 과대평가가 되지 않았지만 증시조정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며 “경제성장률과 기업 이익을 좌우하는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미국 증시 역시 강한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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