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3조원 증발… '바이오 대장주' 한미사이언스에 무슨 일?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 2015.07.07 15:49

한미약품 등에 업고 주가 10배 이상 급등하며 시총 셀트리온 제치기도…고평가 논란 속 하한가 진입

이달 6일 종가 기준 올해 코스피 시장 주가 상승률 1위 기업은 한미사이언스다. 이달 6일까지 주가 상승률은 1084.47%. 시가총액은 어느새 10조원을 넘었다. 한미약품을 자회사로 둔 한미사이언스는 '바이오 대장주'로 부상했다. 이 기간 동안 임성기 회장 지분가치는 3200억원에서 3조7906억원으로, 3조4706억원이 늘었다.

한미사이언스는 시가총액으로 국내 대표 바이오주 셀트리온을 제쳤다. 6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0조4649억원으로 셀트리온보다 크다.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22위로 삼성물산, SK이노베이션, LG보다 앞섰다.

그런 한미사이언스가 갑자기 주저앉았다. 7일 한미사이언스는 전일대비 가격제한폭인 5만4500원(29.78%) 내린 12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하한가로 마감하며 시가총액은 3조원 이상 증발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는 40위로 떨어졌고 다시 셀트리온에 시가총액이 재역전됐다. 시가총액이 10조원이 넘는 기업의 하한가는 이례적이다.

이날 한미사이언스의 급락은 그동안 주가 급등으로 인한 차익실현 매물 출회, 바이오 업종 전반적으로 불거지고 있는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 그리스를 비롯한 외부 악재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올해 한미사이언스의 주가 상승세는 놀라운 수준이다. 연초 1만5000원대에서 시작한 주가는 이달 6일 결국 18만원을 돌파했다.

한미사이언스 주가 상승은 자회사인 한미약품의 글로벌 신약 성과와 기대감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R&D(연구개발) 투자가 속속 성과로 나타나며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20여개 임상 파이프라인을 보유했고 자가면역질환치료제는 다국적기업인 일라이릴리와 글로벌판권에 대한 기술이전계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추가적인 글로벌 신약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면서 주가가 치솟았다.

업계에선 한미사이언스의 올해 주가 흐름에 대해 밸류에이션을 논하기 어렵다고 평가한다. 주가가 가장 높았던 이달 6일 종가(18만3000원)를 기준으로 할 경우, 올해 1분기말 연결기준 자산총액 기준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약 24배,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은 약 478배다. 하한가를 기록한 이달 7일 주가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PBR 17배, PER 336배에 달한다. 한미사이언스 지난해 개별기준 순이익을 기준으로 할 경우 7일 종가는 PER 1159배에 달한다.

국내 증권사에서 최근 1년간 한미사이언스 분석보고서는 단 1건이 나왔는데, 이 리포트에서도 한미사이언스 적정주가에 대한 판단은 유보했다.


더구나 한미약품보다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주가상승률이 더 높다는 점도 눈에 띈다. 한미사이언스 올해 주가상승률은 731%로, 한미약품 337%보다 두 배 이상 높다. 또 한미사이언스의 한미약품 지분율은 41.37%로 지분가치는 1조8898억원 수준이다. 한미사이언스 시총이 한미약품 지분가치보다 4배 까까이 크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외에 의약품 도매업체 온라인팜(75%)을 비롯해 일본한미약품(100%), 한미유럽(100%), 에르무루스(98.57%) 등 비상장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주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임성기 회장 친인척은 주식 매각을 통해 일부 수익실현에 나섰다. 임 회장 친인척인 임진희씨는 올해 3월부터 6월말까지 총 28차례에 걸쳐 3만5512주를 장내매도했다. 임종민씨는 3~4월 8차례에 걸쳐 3만400주를 장내매도했다.

최근에는 한미약품에 대해 주가 급등으로 인한 고평가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KTB투자증권은 지난 6일 보고서를 통해 한미약품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자가면역질환치료제 기술수출 이후 항암제와 지속형 당뇨치료제의 후속 기술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사업회사 한미약품과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 합산 시가총액이 15조원을 상회하는 등 이미 주가에 선방영됐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한미사이언스의 가치는 한미약품과 온라인팜 지분가치가 있고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한미그룹이 추진하는 글로벌 신약 후보 물질에 대한 가치평가"라며 "한미약품그룹은 글로벌 신약 개발과 북경한미 등으로 미래 성장잠재력이 큰 것으로 보이지만 제한된 정보로 제대로 평가하기 어려움이 있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바이오 및 헬스케어 기업의 경우 밸류에이션으로는 평가할 수 없을 정도로 주가가 오른 기업이 많고 그래서 거품 논란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며 "거품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만큼 최근 국내 산업에서 바이오 외에 주목할 만한 분야가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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