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합병에 운용사, 국민연금 '입' 주목 왜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 2015.07.07 06:51

엘리엇 입장 동조에 부담..국민연금 결정 반영 움직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내놓지 않고 있는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국민연금의 결정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운용업계의 큰 손인 삼성그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긴 어렵지만 국민연금의 찬반 여부에 따라 입장 정리에 명분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운용사 고위관계자는 6일 "아직까지 시간이 있기 때문에 내부 입장을 정하지 않았지만 국민연금 입장이 나오면 이를 반영할 방침"이라며 "국민연금의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부분도 있는 만큼 국민연금 결정이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

또다른 운용사 관계자도 "합병비율로 보면 삼성물산 주주 입장에선 반대하는 게 맞지만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미국계 헤지펀드(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의견에 찬성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은 부담이 있다"며 "국민연금에서 반대 입장을 냈으면 훨씬 많은 운용사들이 동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로선 주주총회가 열릴 때까지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운용자금이 많은 삼성그룹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민감한 사안인만큼 국민연금의 입장이 합병 찬반 판단에 중요한 명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일찌감치 삼성물산 합병안에 찬성표를 던진 운용사들도 있다. 대표적인게 신영과 대신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이다. 한 운용사 고위관계자는 "앞으로도 삼성그룹과 영업을 계속해야 하는 입장에서 반대의견을 표명하긴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며 "오히려 다른 운용사보다 빨리 찬성입장을 밝힌 게 실리적인 측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과 같이 국민연금 결정과 상관없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운용사도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 중 삼성물산 보유지분(2.9%)이 가장 많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아직까지 어떤 결론도 내리지 않았다"는 입장이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마지막까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기권 의사를 나타낸 운용사들도 있다. 한 운용사 고위관계자는 "제일모직 주주 입장에선 합병안 찬성이 맞지만 대부분의 운용사들이 두 회사의 주식을 모두 들고 있는 경우가 많아 입장 정리가 쉽지 않다"면서 "내부적으로 두 회사 주주의 입장을 모두 고려해 기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은 이번주중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찬반 의결권 행사를 자체적으로 결정할지,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의결권위)에 위임할지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공식적으론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합병을 반대한 이후 삼성물산 지분을 추가 매수하는 등 찬성쪽에 무게를 둔 행보를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해 국민연금이 오는 17일 합병 주총에서 실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 지분은 11.21%(1751만6490주)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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