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 "삼성 합병 불합리" 운신폭 좁아진 국민연금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15.07.03 20:48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회사인 ISS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할 것을 권고하면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을 비롯해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ISS는 3일 공개한 의견서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현저히 불리하다"며 "잠재적인 시너지가 저평가의 이유가 될 수 없고 합병을 통한 매출 목표가 지나치게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ISS는 글로벌 주요 연기금을 비롯해 1600여개 기관투자자를 고객으로 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로 국민연금과도 자문 계약을 맺고 있다. 해마다 전세계 2만8000여개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주식 의결권을 어떻게 행사하는 것이 좋을지 조언하는데 다수의 헤지펀드와 기관투자자가 ISS의 조언에 따라 보유 주식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전날 미국의 의결권 자문회사인 글래스루이스가 삼성 합병안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것을 권고한 데 이어 ISS까지 같은 의견을 내면서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운신폭이 상당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국민연금에 의결권 자문을 제공하는 서스틴베스트도 지난달 10일 합병안에 반대하라고 권고하는 등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이 잇따라 합병비율을 문제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특히 국민연금의 경우 삼성물산 지분은 지난달 30일까지 추가 매수를 통해 우선주까지 포함해 11.61%를 보유한 반면, 제일모직 보유지분은 공시 의무가 없는 5% 미만에 그치는 만큼 찬성 입장을 내려면 납득할 만한 논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민연금은 다각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ISS 등 의결권 자문사의 권유를 포함해 다양한 의견을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합병안에 반대할 경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은 오는 17일 삼성물산 합병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 지분 기준으로 11.22%(1751만6490주)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 외에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1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KCC에 매각한 지분까지 합해 19.95% 수준의 우호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삼성물산이 주총에서 승리하려면 참석 지분의 3분의 2 이상, 전체 지분 3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3분의 1 이상의 지분, 즉 33.34%의 지분을 확보한다면 삼성물산의 합병 결의를 무산시킬 수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의 전체 의결권 지분 가운데 33%가 외국인 투자자 지분"이라며 ISS의 이번 의견 발표로 합병 추진이 쉽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선우은숙 "면목 없다" 방송 은퇴 언급…'이혼' 유영재가 남긴 상처
  2. 2 "이선균 수갑" 예언 후 사망한 무속인…"김호중 구설수" 또 맞췄다
  3. 3 [영상] 가슴에 손 '확' 성추행당하는 엄마…지켜본 딸은 울었다
  4. 4 [단독] 19조 '리튬 노다지' 찾았다…한국, 카자흐 채굴 우선권 유력
  5. 5 1년에 새끼 460마리 낳는 '침입자'…독도 헤엄쳐와 득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