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계속되는 그리스 우려·고용지표 부진에 '약보합'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 2015.07.03 05:24

그리스 협상 5일까지 '휴전'… 신규고용자 '기대 이하' 실업률 '7년만 최저'

뉴욕 증시가 기대에 못 미치는 고용지표와 계속 불씨로 남아 있는 그리스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다. 고용지표 부진으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9월 금리 인상에 나서기 힘들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지만 시장 분위기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0.64포인트(0.03%) 하락한 2076.78을 기록했다. 다우 지수는 27.80포인트(0.16%) 떨어진 1만7730.11로 마감했다. 나스닥 역시 3.91포인트(0.08%) 내린 5009.21로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S&P500 지수는 이번 주에 1.2% 하락했고 다우 지수와 나스닥 지수 역시 각각 1.2%와 1.4% 떨어졌다. 주간 기준 2주 연속 하락세다.

한편 3일 뉴욕 증시는 독립기념일을 맞아 휴장한다.

◇일자리 증가 ‘기대 이하’ 실업률 7년 만에 최저
이날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는 다소 엇갈린 모습을 나타냈다. 일자리 증가는 기대에 못 미친 반면 실업률은 하락하며 7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노동부는 미국의 지난달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자수가 22만3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3만3000명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기존 28만명으로 발표했던 5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자수 역시 25만4000명으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의 지난달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과 큰 변화가 없었다. 지난 5월 임금은 기존 0.3% 증가에서 0.2% 증가로 수정됐다.

반면 지난달 실업률은 5.3%를 기록, 시장 예상치(5.4%)는 물론 5월 실업률(5.5%) 보다 낮아졌다. 이처럼 실업률이 낮아진 것은 일자리 증가보다는 경제활동 참가율이 하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제활동 참가율은 62.6%로 1977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특히 10대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크게 떨어졌고 20대 이상 연령대는 이보다 완만하게 낮아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준이 복잡한 지표들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첫 금리인상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논평했다. 최근 윌리암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준) 총재는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밝혔었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기업 관리자들이 국내 소비수요 강세와 해외시장의 부진을 동시에 겪으면서 인원수를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보는 이코노미스트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체적으로 연내 금리인상 방침 자체를 흔들 만큼의 돌발 변수는 아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스티븐 스탠리 암허스트 피어포인트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지표가 약세였는데 그렇다고 판도를 뒤바꿀만한 것은 아니라고 확신한다"며 "크게 놀란 것은 임금이었는데 약세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와 별개로 이날 발표된 미국의 5월 제조업수주는 전월 대비 1.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0.7% 감소한 것에서 개선된 것이다.

◇그리스 사태로 불확실성 증폭…국민투표 전까지 협상 공백
좀처럼 갈피를 잡기 어려운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은 오는 5일 국민투표 전까지 공백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제채권단은 투표 결과가 나온 이후에 협상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그리스는 오는 5일 채권단이 기존 2차 구제금융 조건으로 내걸었던 협상안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투표용지에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25일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에서 제안한 구제금융안을 수용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인쇄된다. 채권단은 국민투표에서 '찬성'이 나올 경우 교섭을 재개할 수 있다는 여지를 두고 있다.

국민투표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그리스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정권의 신임을 묻는 측면이 강하다. 치프라스 총리는 반대표가 나올 경우 국제 채권단과 협상에서 보다 유리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전날 저녁 TV 연설을 통해 그리스 국민들에게 ‘반대’표를 던질 것을 촉구했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와 회견에서 오는 5일 예정인 국민투표 결과 찬성이 과반으로 나오면 다음날에도 장관직에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채무 재조정이 불가능하며 긴축을 요구하는 또 다른 구제금융안에 서명할 바에야 자신의 팔을 자르겠다고 일갈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 잔류하는 것을 필사적으로 희망한다"며 "우리는 일요일(5일)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치프라스 총리를 비롯한 그리스 각료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국민투표가 일으킬 효과는 미지수다. 국민투표의 결과도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그리스 최대 여론조사 기관 프로라타는 조사 결과 반대 47%, 찬성 37%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면 아일랜드의 유명 베팅업체인 패디파워에서 찬성에 돈을 건 이들의 비율이 85%에 달했다.

투표 결과에 따라 협상을 주도했던 그리스 고위 인사들의 운명도 결정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국민투표에서 구제금융안이 받아들여지더라도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그는 그리스 TV와의 인터뷰에서 "국민투표 결과 구제금융안이 받아들여지면 국제채권단과 협상을 위해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국민투표에서 찬성 결과가 나올 경우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달러·유가·금값 모두 약세… 국채수익률 하락
고용지표 부진은 달러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17% 하락한 96.09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0.23% 상승한 1.1077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04% 하락한 123.10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에버뱅크 월드 마켓의 크리스 캐프니 대표는 "고용지표는 실망스러운 것"이라며 "9월 금리 인상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것은 물론 12월에도 금리인상이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는 달러 약세 호재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원유 시추기 가동 건수가 30주 만에 처음으로 증가했다는 소식에 약보합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3센트 하락한 56.93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주 전체로는 4.5% 하락했다.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 역시 전날보다 배럴당 6센트 떨어진 62.07달러에 마감했다. 주간 기준 하락률은 2%였다.

베이커 휴즈에 따르면 원유 시추기 가동 건수는 전주보다 12건 늘어난 640건을 기록했다. 이는 30주 만에 처음으로 증가한 것이다.

국제 금값은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3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고용지표가 예상에 못 미치면서 연준이 금리 인상을 늦출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낙폭을 다소 만회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5.8달러(0.5%) 하락한 1163.5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18일 이후 3개월 반 만에 최저 수준이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전날보다 온스당 1.5센트(0.1%) 하락한 15.562달러에 마감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9.4bp 떨어진 2.376%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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