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한국 수출, 그렉시트마저 현실화되면…

머니투데이 세종=유영호 기자, 이동우 기자 | 2015.07.01 15:34

상반기 수출 -5.0% 반등 실패… '그렉시트' 현실화시 수출 직격탄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경제의 '버팀목'으로 불리는 수출 얘기다. 6월부터 반등을 시작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는 마이너스다. 그리스 디폴트 사태 등 대외 위협요인이 커지고 있고 하반기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469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 감소했다.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3.6% 줄어든 367억달러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102억4000만달러로 흑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월간 무역흑자가 100억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올 상반기 무역흑자는 467억달러로 반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당초 정부는 지난달부터 수출이 반등세로 접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내부적으로 '10% 안팎'이라는 목표치도 설정했다. 무선통신기기와 자동차 등 주춤했던 주력품목의 수출이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회복세를 보이고, 석유화학 및 석유제품도 국제유가의 소폭 반등에 힘 업어 회복세를 보일 게 근거였다.

하지만 결과는 다시 마이너스였다. 그리스 디폴트 사태 등 대외 악재로 세계교역 둔화 흐름이 더 거세진 것이 직격탄이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주요 70개국의 교역은 12.2%나 감소했다. 지속되는 저유가 흐름도 국내 수출에는 반갑지 않은 요인이다.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지난해 상반기 평균 배럴당 105.3달러에서 올 상반기 평균 56.3달러로 46.5% 하락했다. 지난 1월 배럴당 45.8달러에서 지난달 60.8달러로 일부 반등했지만, 올 상반기 석유화학 및 석유제품 수출은 월평균 23억달러나 감소했다.

문제는 올 하반기 수출 여건도 녹록치만은 않다는 것이다. 무선통신기기와 자동차 등 일부 주력품목의 수출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원화 강세와 유럽 정세불안 등 대외적 위협요인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리스 디폴트 사태의 진행여부는 우리 수출의 운명을 결정하는 '트리거(방아쇠)'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그리스가 채무 15억유로를 갚지 못한 것에 대해 '디폴트'가 아니라 '체납'이라고 밝힌 상태다. 사태가 확산돼 '디폴트' 단계로 진입하는 순간 충격파는 예상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와 그리스의 직접적인 교역량은 지난해 14억6000만달러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리스 디폴트가 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 등 재정위기를 겪는 남유럽 전역으로 확산될 경우 유럽연합(EU) 전체에 대한 수출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對)EU 수출은 516억5800만달러.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의 대EU 수출이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등 EU의 위기로 확산될 경우 7.3%포인트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리스 위기가 장기화되면 우리나라의 대EU 수출도 악화일로를 걸을 수밖에 없다"며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제조업 혁신을 통한 주력산업 경쟁력 제고, 수출품목·시장 다각화 등을 종합한 수출경쟁력 제고대책을 이번 달 중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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