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IMF 디폴트는 '애들 장난'…20일이 진짜 고비"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 2015.07.01 14:00

20일 ECB 채무 35억유로 만기…그리스 은행 붕괴 분수령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디폴트(채무불이행)는 '애들 장난'(child's play)에 불과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그리스가 이날 IMF 채무 15억유로(약 1조8698억원)를 못 갚은 것은 '애들 장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리스에 가장 심각한 문제는 디폴트가 아니라 은행권의 취약성으로 IMF 채무 상환 실패는 아직 그리스 은행권의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신문은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이번 사태를 공식적인 디폴트로 보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WP는 그러나 유럽중앙은행(ECB)에 대한 디폴트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리스가 7월20일에 만기가 돌아오는 ECB 채무 35억유로를 갚지 못하면 ECB가 이 나라 은행들의 생명줄인 긴급유동성지원(ELA)을 끊어버릴 게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ECB는 지난 주말 그리스 은행에 대한 ELA 한도를 890억달러로 동결했지만 지원 지속 여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스 중앙은행을 통해 집행되는 ELA 자금 덕분에 그리스 은행들은 뱅크런(예금인출 사태)을 견뎌내며 국채를 매입하는 식으로 그리스 정부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강경파인 독일과 네덜란드 중앙은행 등은 그리스에 대한 ELA 지원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CB의 지원이 중단돼 그리스 은행권이 붕괴하면 그리스 정부는 유일한 돈줄을 잃게 된다. 이 경우 그리스 정부가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은 예금주들에게 손을 벌리거나 스스로 돈을 찍어내는 수밖에 없다. 이는 곧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를 의미한다.

문제는 ECB의 입장이 갈수록 강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때문에 그리스 4대 은행이 이번주를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될 정도라고 전했다. 그리스 은행들은 7월7일까지 영업점 문을 닫고 ATM(현금자동입출금기)의 예금 인출 한도를 1인당 하루 60유로로 제한했지만 유럽 관리들은 그리스 은행들이 워낙 취약해 국민투표 때까지 버티기도 여의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리스는 7월5일 국제 채권단이 제시했던 구제금융 지원 조건의 찬반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기로 했다.


FT는 ECB 고위 관리들도 그렉시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브느와 꾀레 ECB 집행이사는 이날 프랑스 경제지 '레제코'와의 회견에서 "지금까지 그렉시트는 이론상의 문제였지만 불행하게도 더 이상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소식통의 말을 빌려 ECB가 그리스의 국민투표 이전에 채무 상환을 독촉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그리스 정부가 이날 요청한 3차 구제금융에 대해 유로존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채무 상환을 위해 유로존 상설 구제기금인 유럽안정화기구(ESM)에 2년간 291억유로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알렉산더 스터브 핀란드 재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그리스의 요청은 통상적인 절차를 통해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시급한 사안으로 보지 않는다는 얘기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를 두고 본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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