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대비 0.7% 상승했다. 7개월째 0%대 물가상승률이지만 5개월만에 상승률 최고를 기록했다. 가뭄 등의 영향으로 채소류 값이 급등한 탓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는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09.84로 전년동월대비 0.7%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가 전년동월대비 6.1% 상승했으며, 특히 가뭄으로 배추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9%, 파는 91.9% 올랐다. 지난 2013년 2월 182.9% 상승폭을 기록한 뒤 28개월만에 최고치다.
통계청 관계자는 "농산물은 수요 감소에 즉각적인 영향을 받는 품목으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해 음식점 수요가 줄면서 (농산물 물가)상승폭이 제한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 부진으로 예상보다 농산물 가격이 덜 올랐다는 뜻이다. 신선채소와 기타신선식품은 전년동월대비 각각 21.2%, 21.7% 상승했다. 신선어개는 1.8% 상승했고 신선과실은 4.1% 떨어졌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5개월 만에 최대치를 보이면서 물가기여도가 0.58%포인트인 담뱃값 인상요인을 제외할 경우, 지난 2월부터 4개월째 지속된 실질적인 마이너스 물가 행진은 멈췄다.
지출목적별로 보면 전년동월대비 주류·담배(50.1%), 식료품·비주류음료(2.7%), 음식·숙박(2.5%), 교육(1.7%) 등은 올랐다. 반면 교통(-7.7%), 주택·수도·전기·연료(-1.1%), 오락·문화(-0.9%)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된 서울 및 수도권 지하철, 버스 요금 인상분은 7월 물가에 반영될 예정이다. 교통 요금 인상 기여도는 0.15%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올해 7월부터 9월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가정용과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분도 이달 물가에 반영될 예정이다. 통계청은 전기요금 인하 기여도를 -0.14%포인트로 예상했다.
정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와 농산물·석유류제외지수가 1년 전보다 각각 2.2%, 2% 상승하면서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경제주체들의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 중반대인 2.5%를 지속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후반부로 갈수록 소비자물가가 상승할 요인이 있는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가 완만하게 상승하는 가운데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공급측 상방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실물경제도 점차 개선되면서 수요측 하방압력은 완화될 것으로 봤다. 다만 이란 핵협상 추이 등 지정학적 요인과 여름철 기상재해 등이 변동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제유가와 기상여건 등 물가 변동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서민생활과 밀접한 체감물가를 철저히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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