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가격 인상으로 촉발된 편의점 업종의 재성장 'GoGo'

머니투데이 이코노미스트실  | 2015.07.05 18:30

[TOM칼럼]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대부분 유통업체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독 편의점의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편의점의 실적 호조를 올 초 담배가격 인상에 따른 단기적 현상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지만 일본의 사례를 봤을 때, 담배가격 인상은 편의점의 성장을 촉발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의 소매판매 자료를 보면 4~5월 전체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편의점의 경우엔 32% 증가했다. 담배가격 인상으로 점포당 매출액이 20% 이상 상승한 것이 주요인이다.

그런데 편의점의 점포당 매출액이 상승한 것은 편의점의 성장을 개선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점포별 매출액이 증가하면 기존에는 출점 기준에 미치지 못했던 지역마저도 출점이 가능한 상권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결국 잠시 주춤했던 편의점 업계의 출점이 이를 계기로 보다 적극적으로 전개되며 편의점의 추가 성장이 가능해질 것이다.

점포 출점은 그 자체로도 성장을 이끌지만 고객 기반에 변화를 줄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갖는다. 신규 점포는 기존에 편의점을 이용하지 않았던 고객들이 접근하기에 편리한 위치에 자리잡음으로써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이때 점포의 포맷에 적절한 변화를 준다면 기존 남성 고객뿐만 아니라 식품의 소량 구매 의사결정의 핵심 주체인 여성을 편의점의 주고객으로 새롭게 유인할 수 있다. 여성의 발길을 잡는데 성공한다면 편의점은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비패턴 변화의 수혜를 진정으로 누리며 추가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일회성 요인일 것 같았던 담배 매출 증가를 계기로 성장성을 개선시킨 사례는 일본의 편의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일본 편의점은 200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점포수와 매출액 정체가 나타나며 성장성 둔화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2008년 일본 전역에서 실시된 담배의 자판기 판매 제한을 계기로 편의점 업종이 다시 성장하기 시작했다.

2008년 일본 정부는 담배를 자판기에서 구매할 때, 신분을 인증할 수 있는 taspo카드를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이 정책이 시행된 후 흡연자들은 사용이 번거로운 담배자판기 대신 가까운 편의점에서의 담배 구매를 늘렸다. 그 결과 일본 편의점의 점포당 성장률이 크게 개선됐는데, 대표적인 예가 일본 1위 편의점 업체인 세븐일레븐이다. 2008년 이전까지 정체 수준이었던 세븐일레븐의 점포당 성장률이 2008년에는 5.3%로 개선됐고 이중 4.9%가 담배 매출에 의한 것이었다.

점포당 매출이 상승한 일본 편의점 업체들은 출점을 통해 신규 고객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새로 출점하는 점포는 편의점을 이용하지 않았던 40~50대 여성, 혹은 일하는 여성, 노년층 등에 알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강화했다. 이를 통해 일본 편의점은 여성 고객을 개발하는데 성공했고 이를 기반으로 일본의 편의점은 지금도 많은 출점과 높은 성장을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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