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 시평] 강소(强小)통화가 한국 경제의 힘이다

머니투데이 한택수 창조경제연구원 이사장 | 2015.07.01 03:39
올 10월이나 11월쯤 개최될 예정인 국제통화기금(IMF)의 SDR통화바스켓 검토 회의에서 중국 위안화가 ‘바스켓’(basket)에 새롭게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참고로 현재 SDR통화바스켓은 달러화(44%) 유로화(34%) 일본엔화(11%) 및 영국 파운드화(11%) 4개 통화로만 구성되어 있다. ‘IMF 특별인출권’인 SDR는 일종의 가상통화로 수출입 등 일반 무역거래에서는 전혀 사용되지 않지만 각국 중앙은행들에 의해 달러와 금 외에는 가장 신인도가 높은 국제준비통화(혹은 외환보유액)로 인정된다.

중국 정부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노골적으로 달러 중심인 국제통화체제의 개편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그 연장선에서 프랑스 등 일부 유럽국가와 함께 SDR 운용규모(현재 2880억달러 상당에 불과) 확대 등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더욱이 중국 경제규모가 세계 제2위로 부상하고 무역규모 면에서도 세계 1위 수준인 만큼 중국 정부는 위안화의 SDR바스켓 참여는 당연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IMF의 대주주(지분율 16.75%)격인 미국으로서는 국제금융 분야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의미하는 어떠한 변화도 내심 반대할 입장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SDR통화바스켓 변경은 IMF 회원국들의 70% 이상 찬성만 얻으면 통과될 수 있는 안건이어서 미국 혼자 힘(16.75% 지분)으로는 막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얼마 전 중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을 추진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유럽국가가 중국 지지를 선택할 경우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위안화가 SDR통화바스켓에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러한 ‘위안화의 국제적 지위 격상’의 가능성이 중국과 중국인들에게는 밝은 미래의 희망찬 이야기가 되겠지만 주변국 입장인 한국과 한국인들에게는 가까운 장래에 어두운 그림자로 다가온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국민통화’인 한화는 달러화나 유로화, 엔화는 고사하고 금융후진국이던 중국 위안화의 기세에도 눌려 동북아지역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허접한 통화로 전락할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조금 과장해서 이야기하자면 선진국 통화인 달러화, 유로화, 엔화에 치이고 후진국 통화인 위안화에 까이는 그야말로 넛크래커 신세가 될 가능성이 점차 현실화하는 것이다.

시장에서의 평가는 대부분 상대적이지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특히 해외 시장에서 평가는 더욱 상대적으로 냉혹한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지구상에서 한국어를 사용하여 문학을 하는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열악하고 힘든지를 호소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절대적인 가치를 다루는 문학의 세계에서도 시장의 평가는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방증하는 것이다.

브랜드 가치도 없고 신뢰도도 낮아서 상대적으로 허접한 통화시스템을 갖고 있는 나라의 경제발전은 한계가 있다. 강소기업이 힘인 것과 마찬가지로 강소통화가 한국 경제의 힘이다. 비록 경제규모는 작지만 자신들의 통화만큼은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강하게 키워 강소통화국으로서 신뢰와 평판을 쌓아온 싱가포르, 홍콩, 스위스 등은 한국이 벌써 몇 년째 편입이 보류된 모간스탠리의 MSCI지수상 이미 선진국 시장에 편입되어 있다는 점을 깊이 새겨볼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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