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글로벌 크라우드펀딩', 성공과 실패의 차이는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이해진 기자 | 2015.07.02 05:50
/표=유정수 디자이너
#엔터테인먼트 기기 제조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지난해 글로벌 크라우드펀딩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다. 10만 달러(약 1억원)를 목표로 했지만 결국 200만원밖에 모으지 못한 것. 그는 "쉽게 생각했는데 결코 그렇지 않았다"며 "알고 보니 대부분 전문 마케팅 회사에 외주를 맡겨 이미지와 동영상을 제작했는데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국내 하드웨어 제조 스타트업에게 킥스타터나 인디고고와 같은 글로벌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 하나의 필수 성장 과정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이에 도전하는 스타트업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철저한 준비 없이 도전했다가 고전하는 스타트업도 나오는 형편이다.

크라우드펀딩은 인터넷 등을 통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투자 방식으로 킥스타터와 인디고고가 대표적인 글로벌 플랫폼으로 꼽힌다. 펀딩은 소비자가 예약주문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쉽게 제품 이해할 수 있는 동영상 중요
아직 출시되지 않은 제품을 판매하는 만큼 제품의 이미지와 동영상의 질이 중요하다. 소비자들은 동영상과 사진 등만을 보고 구매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동영상만으로도 제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저마다 입을 모았다.

제작 기간은 3~6개월, 비용은 수 십 만원에서 수 천 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앞서 김모씨가 실패요인으로 꼽은 것처럼 많은 돈을 투자해 전문 외주 기관에 굳이 맡길 필요가 없다는 게 글로벌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한 이들의 지적이다. 인디고고에서 4만883달러(약 4572만원) 펀딩에 성공한 문석민 리니어블 대표도 "동영상 등을 직접 제작했기에 비용은 50만원 밖에 안 들었다"며 "가장 중요한 건 동영상 제작의 목적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품·비즈니스모델 등 본질에 신경써야

결국은 제품의 질이 좋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크라우드펀딩이 시장성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의 장(場)인 만큼 제품 개발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도전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킥스타터에서 10만3127달러(약 1억1543만원)를 조달한 김혜연 엔씽(n.thing) 대표는 "모든 것에 우선해서 제품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크라우드펀딩 성공 사례를 보면 결국 좋은 제품이 성공한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리니어블의 문 대표는 비즈니스 모델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크라우드펀딩의 성공이 사업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크라우드펀딩의 대표 성공사례인 오큘러스VR은 페이스북에 20억 달러(약 2조원)에 인수됐지만 반대로 8시간 만에 100만 달러(약 11억원)을 조달한 게임 콘솔 오우야(OUYA)는 자금난을 겪었다"며 "단지 펀딩을 위한 성공 비결을 익힐 것이 아니라 자기 사업의 본질인 비즈니스 모델을 견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플랫폼 관계자의 피드백을 받자
크라우드펀딩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은 해당 플랫폼 운영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것이다. 해당 사이트 상단에 노출이 되느냐에 따라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엔씽의 김 대표는 "결국 사이트 상단 배치 여부는 킥스타터 스탭이 결정하기 때문에 이들의 피드백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사 스마트 화분 '플랜티'의 경우 킥스타터의 조언을 받아 지난 4월 '지구의 날'(Earth day) 캠페인 시기에 맞춰 제품을 내놔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초에는 지난해 12월에 도전할 계획이었지만 미국은 휴가가 길어 쇼핑을 하지 않는다는 점, 크리스마스 선물은 당장 받을 수 있는 제품으로 구매한다는 점 등을 지적한 킥스타터의 피드백을 받아 시기를 조정했다는 설명이다.

◇펀딩 끝 아냐…배송까지 신경써야
마지막으로 신경써야 할 점은 배송이다. 펀딩 후 4~6개월 뒤 세계 곳곳에 제품을 배송해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소비자와의 신뢰 문제에도 연결돼 있는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문 대표는 "애초 우체국택배에서 배송비 4000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전자 기기는 안 된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5달러(약 5500원) 제품을 발송하면서 배송비로 1만2000원씩 들여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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