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땅에선 韓대표…일본계만 예외?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15.07.01 07:10

인텔·레노버·SAP 등 韓수장 장기 경영…캐논 빼고 日카메라업체 수장 모두 일본인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최근 들어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ICT기업 수장들의 자리이동이 빈번하다.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감안해 한국인 현지 사장이 장기간 경영하는 기업이 대다수인 가운데 일본계 카메라 업체들 대부분은 일본인 사장이 지휘하고 있는 점이 특징적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사장이 외국계 자동차 회사로 자리를 옮겼고 한국IBM의 회장도 새 자리에 앉은 지 3개월도 안 돼 다른 곳에 둥지를 틀었다. 인텔코리아, 올림푸스도 각각 지난 3월과 5월에 한국 지사장을 교체했다.

한국IBM의 경우 1967년에 한국시장에 진출한 이후 미국인과 한국인이 번갈아가며 대표를 맡았다. 9년간 대표를 지내던 이휘성 전 대표이사 이후 셜리 위-추이 대표가 대표를 맡았지만 이후 회장직에 오른 지 두 달도 안 돼 물러나면서 '먹튀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1992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MS에서도 직전까지 대표를 하던 제임스 김 전 대표 이후 한국인 수장이 다수 거쳐 갔다. 한국계 미국인인 김 전 대표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창) 설립 이래 첫 한국계 미국인 회장으로 임명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인텔코리아도 한국인이 장기 집권한 곳 중 하나다. 이희성 전 대표가 10년 간 수장을 지내다 지난 3월 권명숙 사장이 내부 승진했다. 인텔 출신인 권 사장은 삼성SDI에서 상무를 지내다 돌아와 인텔코리아 설립 이래 최초 여성 사장으로 임명됐다. 권 사장이 임명을 두고 업계에서는 "다양성을 강조하는 외국계 기업의 사상에 딱 맞는 인사였다"고 평가했다.

한국 시장에 발을 들인 이후 줄곧 한국인 사장만을 고집하는 곳들도 많다. 2005년 한국에 진출한 한국레노버는 설립 후 임명된 4명의 지사장이 모두 한국인이다. 강용남 한국레노버 대표는 2012년부터 지금까지 대표직을 맡고 있다. 독일 최대 소프트웨어업체 SAP의 형원준 한국 대표는 2008년부터 지금까지 대표를 맡고 있다.

외국계 기업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한 인사는 "수십 년 전 외국계가 한국시장에 진출할 당시 한국시장에 대해 잘 아는 현지인을 대표로 앉히는 곳들이 상당수였다"며 "지금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고 있긴하지만 2000년 이후부터는 본사나 다른 아시아권에서도 한국 지사장으로 오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일본계는 미국이나 유럽계 다국적 회사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현재 국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일본 카메라 업체 4곳(캐논·니콘·소니·올림푸스) 중 캐논을 제외하고는 현재 모두 일본인이 수장을 맡고 있다.

일본계 카메라 업체 중 한국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한 소니는 일본계 대표가 한국시장을 맡아오다가 2000년 들어 장병석 전 대표를 시작으로 6년간 3명의 한국인 수장이 지휘했다. 현재는 모리모토 오사무 대표가 국내 시장을 전담하고 있다. 2000년부터 한국시장에 나온 올림푸스는 한국인이 초대사장을 지냈다가 2012년부터 지금까지 일본인 사장이 맡고 있다.

2006년 한국시장에 진출한 니콘은 한국시장에 진출한 이후 지금까지 한국인 사장을 한명도 배출하지 않았다. 야마구치 노리야키 1대 지사장이 4년간 대표를 역임한 후 우메바야시 후지오 2대 사장을 거쳐 현재 야마다 코이치로 지사장이 작년 2월부터 니콘이미징코리아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반면, 니콘과 같은 시기에 한국에 나온 캐논은 진출 이후 줄곧 한국인 수장체제다. 캐논코리아 컨슈머이미징 강동환 대표는 2006년부터 지금까지 한국시장을 전두지휘하고 있다. LG상사 출신인 강 대표는 자카르타지사 주재원을 거쳐 LA 및 산호세 지사장 등을 하며 20여년간 해외에서 경험을 쌓았다.

카메라 업계 관계자는 "일본인 사장만 고용한다는 특별한 원칙이 있다기보다는 한국시장에서 굳이 현지인을 고용할 필요성을 못 느낀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미국이나 유럽계와 달리 한국은 그들과 같은 아시아권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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