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메르스 집중'…차별화·내분진화 '일거양득'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 2015.06.28 14:32

[the300]'민생' 朴과 차별화…추경 처리는 '고심 중'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8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성남시의료원 신축공사 현장을 방문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15.6.2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28일 경기도 성남시의료원 건립공사현장과 분당보건소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대책본부를 방문했다. 지난 26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두고 정부의 메르스 대응 무능까지 싸잡아 질타한 뒤 잡은 공식 일정이다.

그동안 '사태 수습이 먼저'라며 사태책임에 말을 아껴왔던 문 대표는 청와대의 국회법 거부권 행사 이후 발걸음은 빨라졌고 발언의 톤도 달라졌다. 청와대가 민생은 외면한 채 당청 간의 권력투쟁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놓고 부각시켰다.

문 대표는 26일 호소문을 통해 "국민이 메르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동안, 정부와 대통령은 국민의 곁에 없었다"며 "뒷북대응과 비밀주의로 국민의 혼란만 가중시켰고, 컨트롤타워는 작동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에 대해서는 "메르스 사태로 인한 국민적 질타를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치졸한 정치이벤트"라고 깎아내렸다.

그동안 새정치연합은 국회법 정국으로 여야 및 청와대와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도 메르스 대책 만큼은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다. 메르스 피해지원을 위한 '맞춤형 추가 경정 예산 편성' 요구나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메르스법)을 25일 통과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일각에서는 문 대표가 메르스 대책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최재성 사무총장 임명 강행으로 불거진 당내 계파문제를 추스르는데 효과적이라고 보고있다. 실제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을 계기로 비노(非盧)측의 비난 화살이 당 지도부에서 청와대로 향했다.

비노계의 중심에 있는 박지원 의원은 사무총장을 문 대표 반대쪽 인물로 기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다가 최근엔 박 대통령과 당청 갈등에 대한 '논평'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성완종 사태로 검찰 소환 요구를 받고있는 김한길 의원 역시 최근 지도부 비판을 줄이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화살을 돌렸다.


문 대표 인선에 불편한 기색을 보였던 원내에서도 청와대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를 문제삼아 메르스 사태에 대응하는 박 대통령과 문 대표의 차별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메르스 사태를 책임져야 할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서 정쟁의 원인을 제공하고 친박계 의원들이 나서서 정쟁의 불씨를 키우고 있는 꼴"이라며 " 야당이라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민생을 챙겨야 한다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국회법 개정안을 재의할 때까지 모든 의사일정을 중단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메르스 관련 대책 만큼은 예외로 두고 있다. 때문에 이번에 정부가 피해지원을 이유로 내놓은 추가경정예산을 계획대로 처리해줄지 관심이다.

관건은 이번 추경이 메르스 사태에 따른 피해 지원과 가뭄피해 지원에 집중돼 있느냐에 달려있다. 15조원+알파 규모의 추경 예산에 용처가 불명확하고 메르스 사태나 가뭄 피해 등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예산이 상당수 포함돼 있어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추경 편성을 압박해온 김영록 새정치연합 수석대변인은 "추경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고 우리가 요구한 맞춤형 추경과는 차이가 있다"며 "국회법 거부와는 별개로 봐야 하지만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등이 포함돼 있어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말을 아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민생고 우선 원칙과 세입확충방안이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2일 당 최고위원들과 함께 발표한 특별성명에서 추경의 원칙과 방향으로 △예비비와 재해대책비 등 가용한 재원의 선행 △'세입보전 추경'이 아닌 메르스와 가뭄, 민생고 해결을 위한 ‘세출증액 추경’ △법인세 정상화 등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한 세입확충 방안 동시 마련 △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과 청년일자리 집중 지원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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