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투자증권 경영권 거머쥔 동화기업의 책임

머니투데이 이코노미스트실  | 2015.06.11 08:58

[TOM칼럼]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지난 5일 개최된 리딩투자증권의 주총 결과 동화기업측 인사인 송병철 부사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되고 대업스포츠측의 손영찬 대표이사는 퇴진하게 됐다. 또한 동화기업과 기관투자자들이 추천한 3명의 사외이사가 새로 선임됨으로써 리딩투자증권의 실질적 경영권이 대업스포츠에서 동화기업으로 넘어갔다.

당초 손 대표와 송 부사장은 모두 대업스포츠측의 인사였으나, 이번에 송 부사장은 대업스포츠와 결별하고 동화기업과 연합하면서 손 대표를 밀어내고 단독 사내이사로 신임 대표이사가 됐다.

2년전 부실경영으로 대주주 자격을 상실한 박대혁씨에게서 리딩투자증권의 경영권을 현재 1대 주주인 대업스포츠측(16.14%)에 넘겨 주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기관투자자들(공무원연금 9.98%, 교원공제회 8.34% 등)이 이번엔 대업스포츠와 기존 경영진에 대한 불만을 이유로 2대 주주인 동화기업측(9.98%)의 손을 들어주었다.

주총 당일 일부 주주들은 지난 2년간의 경영진의 무능을 질타하면서 손 대표와 송 부사장의 동반 퇴진을 주장했고, 리딩투자증권 노조도 주총에 앞서 기관투자자들에게 두 경영진의 동반퇴진을 강하게 요청했었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탓인지 송 부사장은 주총전 기관투자자들과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고 한다. 기관투자자들은 새로운 인사를 영입할 경우는 노골적인 경영 간섭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어 고육지책으로 송 부사장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이번 사건을 두고 리딩투자증권의 경영권을 두고 1대와 2대 주주간 이권다툼을 벌였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기관투자자들이 대업스포츠와 동화기업 사이에서 왔다갔다한 모습을 보였다.

이제 리딩투자증권 대주주 영입의 책임은 경영권을 장악한 동화기업측에 넘어갔다. 경영권을 가지고 있다보면 다른 주주보다는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고 그렇게 되면 대업스포츠의 전철을 밟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관투자자들이 1대 주주인 대업스포츠에 대해 변심하게 된 이유가 바로 대업스포츠가 지난 2년간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대주주를 영입하려다 결국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기관투자자들의 부담도 큰 상황이다. 주총이나 대주주영입과정에서 기관투자자들이 계속 한 목소리를 내어온 상황을 감안하면 사실상 최대주주로서 실질적 결정권을 행사해온 기관투자자들이 이번에는 동화기업을 내세워 대주주 영입 실패의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비난에서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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