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유럽기업인연합회(AEB)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러시아에서 전년 같은 달 보다 12.6% 줄어든 1만3613대를 판매했다. 기아차는 같은 기간 27.0%가 감소한 1만2355대를 팔았다. 현대·기아차의 지난달 총 판매량은 2만5968대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지난달 러시아 시장점유율은 각각 10.8%와 9.8%로 집계돼 합산 점유율은 20.6%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16.1%)과 비교하면 4.5%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누적 시장점유율도 20% 선을 지키고 있다. 지난 1~5월 현대·기아차의 누적 점유율은 20.2%로, 두달 연속 20%를 상회하고 있다. 전년 같은 기간 보다는 5.6%포인트 높다.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점유율이 상승한 까닭은 다른 글로벌 경쟁업체들 보다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잘 대처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어려운 러시아 시장에서 최근 점유율을 확대해 향후 시장이 정상화됐을 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역발상' 전략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11일에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3박4일 일정으로 러시아 현지를 방문해 시장 현황 등을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러시아 시장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12만5801대로 집계되며, 전년 같은 달 보다 37.7% 급락한 상황에서도 현대·기아차는 비교적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타 경쟁업체의 경우 선두업체 라다(-33%), 르노(-42%), 닛산(-38%), 토요타(-43%), 폭스바겐(-48%), 쉐보레(-61%)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편 '현지전략 차종' 현대차 쏠라리스는 지난달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유일하게 1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달성하며 '베스트셀링 모델'로 꼽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3대 증가한 1만654대가 판매됐다.
쏠라리스는 지난 4월(8990대)보다 1664대 판매가 늘기도 했다. 지난 4월 판매량 1위를 기록했던 라다의 '그란타'는 1만361대에서 지난달 8471대로 판매가 줄어 쏠라리스에 1위를 내줬다. 쏠라리스의 1~5월 누적 판매량은 4만4455대로 누적판매 1위 라다 그란타(4만9542대)를 매섭게 추격중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러시아 자동차 시장의 침체로 타 경쟁업체들이 공장을 철수하는 등 시장 규모가 작아지고 있지만 현대·기아차는 현지 공장 체제 및 딜러 관계 유지 등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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