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조홍근의 내 몸 건강 설명서] 고혈압약과 비아그라

머니투데이 조홍근 연세조홍근내과 연세조홍근내과 원장 | 2015.06.06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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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약 복용 중인데 비아그라를 먹어도 됩니까?

참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일단 비아그라가 어떤 약인지 살펴봅시다. 혈관확장제로 개발된 비아그라는 혈관 확장을 통해서 협심증을 치료하려고 개발되었는데 임상시험 도중 기존의 약들보다 별반 뛰어난 점이 없어서 폐기될 뻔한 약물입니다. 그런데 약을 회수하려는데 생각지도 않은 ‘부작용’이 발견되었습니다. 그 부작용은 바로 남성 생식기로 가는 혈관이 많이 확장되어 성기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비아그라 계통의 약물은 혈관을 확장시키는 물질을 분해하는 효소의 작용을 억제합니다. 그러다 보니 혈관 확장이 과하게 일어나는 것입니다. 하필이면 생식기 혈관 확장의 느낌이 더 강해서 발기부전 치료제로 재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아그라 계통 약물의 부작용은 혈관확장이나 근육이완의 결과입니다.

제일 처음 나온 비아그라는 몸의 온갖 혈관을 다 확장시켜 놓는 바람에 전신이 뜨거워지고 몸에 열감이 발생하며, 코 점막이 확장되어 코가 막히고 식도와 위의 괄약근을 이완시켜 있지도 않은 역류성 식도염이 발생하여 며칠 동안 속앓이로 고생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물론 좋은 점도 있었습니다. 폐동맥도 확장되어 고산병 예방이나 운동 능력 향상 등의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그 이후에 나온 약들은 가능하면 성기의 혈관만 확장시키려는 선택성이 강화되어 전신증상이 비아그라보다는 심하지는 않지만 약간은 존재합니다.


그런데 협심증 약을 복용하고 있는 사람이 이 비아그라를 먹었다가는 정말 큰일 날 수 있습니다. 협십증 약 중에서 특히 니트로글리세린(nitroglycerine)과 나이트레이트(nitrate; 이소켓, 엘란탄 등등)은 비아그라와 작용하는 곳이 같습니다. 이런 두 종류의 약물이 합쳐지면 혈관이 지나치게 확장되고 그 결과 혈압은 급격히 떨어지게 됩니다. 이럴 때는 혈압상승제를 사용한다 해도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가지 못합니다. 이 약물이 처음 나왔을 때는 이런 경우가 많아 사망하는 사람까지 나왔을 정도입니다. 따라서 협심증 환자는 꼭 주치의와 상의한 다음에 비아그라를 복용해야 합니다. 협심증이 있어서 위험한 것이 아니라 협심증 약을 복용하고 있기 때문에 위험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고혈압 환자는 어떨까요? 약을 복용하고 있지 않은 경도의 고혈압 환자는 이 약에 대한 특별한 금기나 부작용을 경험한 바가 없으면 먹어도 됩니다(물론 이 때도 주치의와 꼭 상의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고혈압 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는 어떨까요? 먹고 있는 약이 협심증 약 계통이 아니면 원칙적으로는 무방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을 본인이 스스로 판단하려 하지 말고 꼭 주치의와 상의한 다음에 결정해야 합니다.

성 기능 향상을 위해 비아그라 같은 약물을 찾기 전에, 먼저 본인이 흡연이나 과음, 오래 앉아 있는 생활 등을 살펴보고 지양하며 생활 습관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금연, 절주, 허벅지를 주로 사용하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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