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큰손' 손정의, '쿠팡'에 10억불 베팅 이유는?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 2015.06.03 17:12

소프트뱅크, 슈퍼셀에 이은 2번째 대규모 투자…세계 최초 '다이렉트 커머스' 잠재력 인정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 머니투데이 포토DB
글로벌 벤처기업 큰손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손 마사요시(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다음 선택은 한국 대표 소셜커머스 쿠팡이었다. 쿠팡이 세계 최초로 자체 배송인력인 쿠팡맨 1000여 명을 직접 고용하고 판매 대행은 물론 상품을 직접 매입·판매하고 배송까지 책임지는 새로운 형태의 '다이렉트 커머스' 모델을 구축했다는 것이 손 회장의 동물적인 투자 감각을 깨웠다는 평가다.

쿠팡은 3일 신주발행 방식으로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계약상 이유로 정확한 신주규모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김범석 대표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는 게 쿠팡 측 설명이다.

이번 투자유치로 쿠팡은 최근 1년 동안 블랙록(3억 달러), 세쿼이어캐피탈(1억 달러) 등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14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지난해 투자금액 기준으로 보면 전 세계 벤처기업 중 우버, 샤오미에 이은 3번째 규모다.

손 회장은 이번 쿠팡에 대한 투자까지 합쳐 지난해 8월 이후 해외벤처기업에 총 40억 달러 가까이를 쏟아 부은 큰손이다. '클래시오브클랜'으로 유명한 핀란드 모바일 게임사 슈퍼셀에 15억 달러를 투자했고 인도의 온라인장터 사이트 '스냅딜' 등에 8억 달러를 안겼다. 택시호출 서비스업체인 그랩택시에도 2억5000만 달러를 베팅했다. 이번 쿠팡 투자규모는 슈퍼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가능성 높은 회사에 거액을 베팅하고 한 번 투자하면 쉽게 자금을 회수하지 않고 지켜보는 것이 손 회장의 투자방식이라는 점에서 이번 투자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로 손 회장은 2000년 알리바바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해 14년 만에 700억 달러로 불리는 '대박'을 냈다. 현재 알리바바는 시가총액 2000억 달러를 넘어 구글에 이은 글로벌 인터넷 기업 2인자 자리에 올랐다.

니케시 아로라 소프트뱅크 부회장은 쿠팡 투자와 관련, "쿠팡이 모바일에 대한 기술력, 고객서비스 그리고 창의적인 배송 서비스 모델 등을 통해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의 방향성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며 "앞으로 소프트뱅크가 쿠팡의 지속적인 발전을 지원할 것이라는 사실에 무척 흥분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쿠팡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것은 물론 아마존, 알리바바와 같은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로 발돋움할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업체인 위메프·티몬과의 거리를 벌리는 한편 G마켓 등 오픈마켓과 정면승부를 벌일 만한 전력을 갖췄다는 것. 그동안 매출규모에 비해 무리한 투자를 이어온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해결했다는 점도 호재다.

이번 투자유치로 전국단위 당일 직접 배송이라는 쿠팡의 물류·배송 혁신 구상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쿠팡은 2016년 완공을 목표로 이커머스 업체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9만9173㎡의 인천물류센터를 신축하고, 8개의 물류센터를 16개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아울러 쿠팡맨 대규모 확충을 포함한 직간접 신규고용도 3만 여명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세계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직접배송 서비스와 같은 쿠팡만의 다양한 시도가 세계 시장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며 "쿠팡을 한국에서 시작한 1호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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