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의 창업·IPO 성공…하지만 그를 몰랐던 이유는?

머니투데이 강경래 기자 | 2015.06.01 14:43

[강경래가 만난 CEO]이장규 텔레칩스 대표…30년 가까이 반도체 종사, 지난해 첫 최고경영자 취임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 / 사진제공=텔레칩스

"팹리스(Fabless) 반도체는 여전히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매력적인 분야다."

텔레칩스 이장규 대표는 30년 가까이 반도체 분야에 몸담으면서 두 번의 창업과 두 번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시켰다. 하지만 그가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부터다.

이 대표는 1988년 삼성전자에 연구원으로 입사하면서 반도체 분야에 첫 발을 내디뎠다. 그는 대기업에서 5년 동안 내공(?)을 쌓은 후 함께 일하던 동료 3명과 함께 1993년 씨앤에스(현 아이에이)를 공동 창업했다.

씨앤에스는 반도체 개발만을 하고 생산은 외주에 맡기는 팹리스 기업으로는 국내 1세대였다. 그는 이 회사에서 연구개발을 주도하며 '페이저'(Pager, 삐삐)용 프로세서를 국산화하는 등 성과를 올렸다. 이 회사는 2000년 코스닥에 상장됐다.

하지만 이 대표는 또 다른 도전을 위해 씨앤에스 지분(약 20%)을 모두 정리하고 1999년 텔레칩스를 창업했다. 그는 텔레칩스에서도 공동대표 자리를 고사하고 연구소장(CTO) 및 영업본부장을 맡으며 내실을 책임졌다. "수장이 여럿일 경우에 빠른 의사결정과 추진이 어려울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후 각종 전자기기에 들어가 두뇌 역할을 하는 프로세서 개발 및 거래처 확보에 주력했다. 그 결과, 텔레칩스는 MP3플레이어·카오디오용 프로세서 등에서 강세를 보이며 창업한지 5년 만인 2004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2008년 매출액은 892억원에 달하며 1000억원 돌파도 눈앞에 뒀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회사에 위기가 찾아왔다. "모바일 트렌드가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전환됐다. 이 과정에서 MP3플레이어 기능이 스마트폰에 통합되면서 관련 시장이 사라졌다. 실적은 수년 동안 정체됐다. 회사 안에서 변화에 대한 요구가 커졌고, 이를 내가 바꿔야 한다고 판단했다."

오랜 기간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그는 지난해 초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최대주주인 그는 경영권 강화를 위해 지분을 기존 17.6%에서 현재 22.2%까지 늘렸다. 이 대표는 취임 후 그동안 주력했던 모바일용 프로세서 사업을 과감히 접는 한편, 방송수신기기(셋톱박스)와 사물인터넷(IoT)용 프로세서 등을 새롭게 추진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반도체는 모든 산업의 쌀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일반 제조업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반도체와 같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분야에 집중해야 생존할 수 있다. 텔레칩스는 향후 변화하는 흐름에 맞게 관련 반도체 제품을 발 빠르게 출시해 다시 성장궤도에 진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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