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돈 풀었는데도 돈이 돌지 않는다"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 2015.05.28 15:55

인민은행 올해 M2(광의통화) 증가율 12%로 낮춰...적극적인 통화정책 불구 대출도 더 줄어

중국 경제가 나빠지며 돈을 푸는데도 돈이 돌지 않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민은행이 최근 6개월간 3차례의 금리 인하와 2차례의 지급준비율(고객 예금의 일정비율을 현금으로 예치해야 하는 비율) 인하로 전에 없는 '돈 풀기'에 나섰지만 시중 광의통화(M2)는 예상만큼 늘지 않고 있어서다.

28일 중국 징지관차바오와 띠이차이징르바오는 전날 인민은행이 발표한 ‘2014 연간 보고’를 인용해 올해 인민은행이 중국 M2 증가율 예상치(목표치)를 12%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인민은행의 지난해 주요 업무 현황과 통계치를 정리한 이 보고서는 올해 통화량 전망까지 담고 있어 의미가 있다.

특히 올해 M2 예상 증가율 ‘12%’는 인민은행이 제시한 역대 예상치 중 최저 수준이다. 이는 인민은행의 지난해 M2 증가율 예상치(13%)에서 다시 1%p 낮아진 것이다.

M2는 시중에 유통되는 돈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핵심 지표다. 민간이 보유한 현금과 금융기관의 결제성예금을 합한 협의통화(M1)에 금융기관의 정기예·적금과 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 등을 더한 것이다. 2010년 이전 만해도 인민은행의 M2 예상치는15%를 훌쩍 넘었고, 2011~2013년에도 15%에 육박하는 수준이었다.

낮아진 예상치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예상치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M2 증가율은 12.2%로 인민은행 예상치보다 0.8%p 낮았고, 올해도 실제 증가율은 12%를 한결 밑돌 수 있다.

점 조짐은 이미 감지되고 있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M2 잔액은 128조800억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0.1%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금리인하를 실시한 3월 증가율보다 1.5%p 더 낮아진 것으로 금리인하를 왜 했는지 효과가 무색해진다. 올 들어 인민은행 M2 증가율 목표치 12%를 초과한 달은 2월(12.5%) 단 한 달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소비와 투자 심리가 꺾일대로 꺾인 상황에서 돈 풀기 정책의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만큼 중국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일부에서는 인민은행이 돈을 풀어도 돈이 갈 곳이 없다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경제성장률 7%로 대변되는 중속성장(신창타이) 시대를 맞아 기업들은 수요가 불확실하고, 수익성이 악화돼 적극적으로 돈을 빌리지 않고 있다. 은행도 은행대로 안정적인 대출처를 찾지 못해 돈을 금고에만 쌓아두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4월 말 기준 위안화 신규 대출액은 7079억위안(125조원)으로 당초 예상치 9500억 위안에 훨씬 못 미친다.

그렇다고 무분별하게 예대마진을 노린 채 부동산 개발처럼 리스크가 큰 곳에 돈을 내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방정부가 은행에서 빌린 1조 위안의 자금을 최근 지방채로 치환할 수 있게 해준 조치도 지방정부 관점에서는 이자 부담을 덜어줘 반갑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일종의 잠재적 부실채권을 떠안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이런 탓에 인민은행이 M2를 예상치 수준으로 늘리기 위해 조만간 지급준비율이나 금리 인하 카드를 다시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실물 경제의 목소리들과 달리 인민은행은 겉으로는 여전히 느긋한 모습이다. 인민은행은 보고서에서 M2 총량을 활성화하고, 증가율은 최적화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금리 자율화 같은 금융 개혁 과제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인민은행은 “다양한 종류의 화폐 정책 도구를 사용해 거시적 관리를 강화하고, 적당한 유동성을 유지해 화폐 신용대출과 사회 융자를 합리적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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