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다운사이징이 만들어낸 괴물, 파사트 1.8 TSI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15.05.30 06:00
폭스바겐 파사트 1.8TSI. /사진제공=폭스바겐 코리아
‘1.8리터 가솔린 자동차?’

처음 폭스바겐 파사트 1.8 TSI 자동차 시승을 제의받았을 때 중형 차체에 준중형차 엔진을 장착한 고만고만한 차를 떠올렸다. 생각은 2000년 이전 쏘나타나 SM5 등 국산 중형차들의 1.8리터 모델에 머물러 있었다. 시승을 마치고 생각은 180도 바뀌었다.

‘이 차 괴물이다.’

파사트 1.8 TSI 에 장착된 엔진은 미국의 자동차 전문지 워드오토(Ward’s Auto)로부터 ‘2014 10대 엔진’에 선정될 정도로 대표적인 다운사이징 엔진으로 꼽힌다. 가솔린 직분사(GDI) 기술에 터보 차저 기술이 결합했다. 직분사 엔진은 높은 압력으로 실린더에 연료를 미세한 입자로 분사해주기 때문에 적은 연료를 가지고 보다 높은 연료 효율을 내며, 터보 차저는 실린더에 공기가 압축돼 투입되기 때문에 강한 힘을 발휘한다.

이 차는 2.5 가솔린 모델과 동일한 170마력의 출력을 뿜어낸다. 엔진 회전 수 1500~4750rpm의 넓은 실용영역에서 최대 25.4 kg.m의 토크를 내 중저속 영역에서 매우 역동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공인된 복합연비는 리터당 11.6km로 웬만한 일반 가솔린 2.0 엔진보다 뛰어나다.

차는 서울 정릉에서 성북동으로 넘어가는 구불구불한 오르막길을 평지처럼 거뜬히 올라갔다. 일반 중형차가 상당히 힘들어하는 구간으로, 성격 급한 운전자들이 차의 액셀을 밟으면 RPM이 급격히 올라갔다가 뒤늦게 속도가 천천히 붙기 일쑤다.


고속도로에서 액셀러레이터(가속페달)를 급하게 밟아도 ‘부우웅’ 하는, 엔진이 헛도는 듯한 느낌의 부밍음이 거의 없다. 대신 ‘쿠우우∼’ 하는 낮은 음역대의 엔진 소리를 내며 차가 초고속 상태로 빠르게 바뀌었다. 이 차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은 8.7초에 불과하다.

폭스바겐 파사트 1.8TSI 내부. /사진제공=폭스바겐 코리아
여기에 서울∼대전 왕복주행과 시내 주행 등 600km 이상을 달리고 나서도 연료 게이지가 세 칸 정도 남아있을 정도로 가솔린 자동차 답지 않은 뛰어난 효율성을 보여줬다. 시승한 차는 이미 1만2000킬로미터를 주행한 상태여서 ‘중고차’에 가까웠지만 연비는 공인 복합연비를 뛰어넘는 12.5km가 찍혔다.

또 하나의 장점은 넓은 공간이다. 뒷자리에는 다리를 꼬고 앉아도 될 정도로 여유롭고, 트렁크 용량은 529 리터로 국산 중형차보다 훨씬 넓다. 파사트가 표방하는 ‘패밀리 세단’이라는 이름에 충실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행중 소음이 좀 컸다는 점이다. 회사는 록스타들이 자주 들고 나오는 기타로 유명한 ‘펜더(Fender)사’와 함께 개발한 사운드 시스템을 자랑한다. 하지만 고속도로 콘크리트 위를 초고속으로 달릴 때는 장점을 충분히 체험하긴 힘들었다. 바닥으로부터 올라오는 소음 때문에 자꾸 볼륨을 키워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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