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배구조 개편 또 한걸음..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 2015.05.26 09:47

오너 일가 지분율 높은 제일모직이 계열사 지분 두루 확보한 삼성물산 흡수합병

삼성이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또 한걸음을 내딛었다.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제일모직이 그룹 내 계열사 지분을 두루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한 것. 이에 따라 제일모직이 그룹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26일 제일모직삼성물산은 이사회에서 합병을 결의했다. 제일모직이 기준주가에 따라 산출된 합병비율인 1대0.35로 삼성물산을 합병하는 방식이다. 제일모직은 신주를 발행해 삼성물산 주주에게 교부할 예정이다. 양사는 오는 7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9월1일자로 합병을 마무리 할 계획이다. 합병회사의 사명은 삼성물산이다.

명목상 합병목적은 제일모직의 사업영역 및 운영 노하우와 삼성물산의 건설부문 경쟁력을 결합함으로써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함이지만 시장에선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큰 흐름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다.

특히 제일모직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분 23.23%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그동안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 부회장뿐 아니라 남매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도 각각 제일모직 지분 7.74%를 갖고 있다. 이건희 회장 지분율은 3.44%다.

더구나 제일모직은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두 축이라 할 수 있는 삼성생명 지분을 19.34% 보유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20.76%)에 이은 2대주주다.


삼성그룹이 향후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될 경우 삼성전자에서 인적분할한 지주회사(가칭 삼성전자홀딩스)와 제일모직이 합병하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이는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제일모직의 그룹 내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다.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건설 사업이 겹치기도 하지만 이보다 그룹 내 계열사 지분을 비교적 많이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물산은 올해 1분기말 기준으로 삼성전자 4.1%, 삼성테크윈 4.3%, 삼성엔지니어링 7.8%, 제일기획 12.6%, 삼성정밀화학 5.6%, 삼성SDS 17.1%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 핵심인 삼성전자와 삼성에스디에스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함에 따라 그룹 전반에 걸친 영향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은 이 같은 지분구조에서 기인한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그룹 지배구조 개편 차원에서 예상했던 수순"이라며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4.1%가량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그룹에 대한 지배력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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