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미루던 SK루브, 모회사 실적 악화에 결국 IPO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15.05.26 07:07

이달 예비심사 신청...SK이노베이션 구주매출로 자금 조달 목적

윤활유 '지크(ZIC)'로 유명한 SK루브리컨츠가 3년 전 계획보다 저평가된 상태에서 기업공개(IPO)를 진행한다. 올해도 상장 연기를 검토했으나 지난해 급감했던 순이익이 회복됐고 특히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의 재무여건이 악화된 것이 연내 상장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루브리컨츠는 다음달 12일 전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 14일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대형우량기업으로 상장심사 간소화 절차(패스트 트랙)를 적용받는다.

SK루브리컨츠가 상장을 추진한 것은 2012년 10월에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했을 때부터다. 직전연도(2011년)에 순이익이 3829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달성한 만큼 5조원 규모의 시가총액을 예상하며 IPO를 준비했다.

하지만 2012년 순이익이 직전해보다 42.7% 감소하며 예상 기업가치가 크게 줄자 상장 시기를 연기했다. 이후에도 윤활유 시장의 수요 부진과 공급과잉이 겹치며 2013년에는 순이익 규모가 959억원으로 더 줄어 상장을 미뤘다.

지난해 들어서야 고급 윤활유 수요가 증가하며 순이익이 1880억원대를 회복했다. 이에 주관사들이 상장을 재추진할 것을 건의하며 다시 상장이 논의됐다. 일부에서는 순이익이 회복됐으나 2011년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고 유가하락으로 동종업계가 모두 부진에 빠져 기업가치 산정 시 저평가될 수 있다는 의견을 냈으나 최종적으로 연내 IPO를 결정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상장 결정이 SK루브리컨츠 자체보다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의 재무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한다. SK루브리컨츠는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다. SK이노베이션은 IPO와 비핵심 자산매각 등으로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영업손실 2312억원, 순손실 5371억원을 나타냈다. 유가하락으로 인한 영업손실과 대규모 신규설비 투자 등으로 유동성이 악화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사채 및 차입금은 2조4327억원으로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중 만기가 1년 이내인 사채비율이 35%다. 지난해 말에는 국내 신용평가사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추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SK이노베이션이 SK루브리컨츠를 상장하는 과정에서 구주 매출을 통해 현금을 조달할 것으로 본다. 또 SK루브리컨츠의 상장으로 사업부분 재평가로 인한 기업 가치 상승이 신용등급 회복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SK루브리컨츠의 상장 후 예상 시총은 3조원 내외로 추정된다.

다음달 12일 전에 상장예비심사가 완료되면 오는 7월 상장도 가능하지만 9월까지 연기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IPO업계 관계자는 "SK루브리컨츠는 지난해 말부터 스페인 공장이 가동되며 해외 매출 증대가 예상된다"며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지만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사업이 없고 고급 윤활유 소비가 늘어 추가적인 이익 증가도 기대할 수 있어 2분기 실적을 확인한 이후로 상장 시기를 조금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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