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그림부터 비전까지, ‘야생의 땅: 듀랑고’ NDC 15 총정리

게임메카  | 2015.05.22 19:24





▲ 서바이벌 시뮬레이션 MMO를 표방한 '야생의 땅: 듀랑고'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19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이하 NDC 15)가 모두 막을 내렸다. 3일 동안 여러 연사들이 게임과 관련된 흥미로운 강연을 선보였지만, 양과 질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왓스튜디오의 ‘야생의 땅: 듀랑고(이하 듀랑고)’였다.

‘듀랑고’는 현대인들이 알 수 없는 현상에 휩쓸려 매머드와 공룡이 활보하는 거대한 야생 세계에 조난당한다는 설정의 모바일 서바이벌게임이다. 이번 NDC 15에서 ‘듀랑고’를 다룬 강연만 총 6개로, 이 중 기술적인 내용 2개를 제외한 4개 강연을 한 번에 정리했다. 각각의 개성이 강한 강연들이지만 한데 모아보면 ‘듀랑고’의 전체적인 모습이 그려질 것이다.


▲ NDC 15에서 공개된 '듀랑고' 신규 영상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채널)

우선 밑그림이다, 샌드박스 시뮬레이션 MMO로서의 ‘듀랑고’

무언가를 창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밑그림을 그리냐 하는 것이다. 게임으로 치자면 어떤 장르로 개발할지, 어떠한 방식으로 재미를 줄지에 대한 커다란 비전이 될 것이다. 이에 대해 왓스튜디오 양승명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듀랑고’가 샌드박스 형태의 시뮬레이션 MMORPG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시뮬레이션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플레이어가 정해진 틀을 벗어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내려 간다는 것이다. 플레이를 반복해도 매번 다른 상황이 발생하고, 다른 유저들과 차별된 경험을 즐길 수 있다. 그렇다면 시뮬레이션게임의 재미를 온라인으로 구현할 수는 없을까? 가장 기본적인 발상은 시뮬레이션 속 작은 AI 캐릭터들 즉 ‘에이전트’를 플레이어로 대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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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듀랑고'는 생존·투쟁·개척의 시뮬레이션게임 (사진출처: PT자료 갈무리)

문제는 플레이어와 에이전트의 행동 방식이 전혀 다르단 것이다. 에이전트들의 존재 의의는 어디까지나 플레이어가 게임을 즐기도록 돕는 것이다. 반면, 일반적인 유저들은 다른 이의 즐거움이 아닌 자기자신을 위해 게임을 하므로 시뮬레이션에 온전히 집중할 수가 없다.

왓스튜디오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수많은 에이전트와 유저들이 함께 공존하는 세계를 내세웠다. 그러나 부동산의 분배라는 큰 난관에 봉착했다. ‘듀랑고’는 미지의 세계에 떨어진 현대인들이 야생의 환경을 개척하는 게임이다. 자연히 서비스가 길어질수록 미개척지는 줄어들고, 후발주자들은 자신의 땅을 얻기 힘들어진다.

부동산에 대한 고민은 ‘섬 모델’로 이어졌다. ‘섬 모델’이란 무수히 많은 작은 섬으로 월드를 구성하는 것인데, 각각의 섬은 위험하지만 자원이 풍부하거나, 안전하지만 물자가 부족한 등의 특성이 있다. 섬의 수가 워낙 많은데다 일부 가치 있는 섬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기 때문에 부동산이 부족하거나 미개척지가 사라지는 문제는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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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이 부족하다고? 섬을 더 만들면 되지! (사진출처: PT자료 갈무리)

그래서 그 많은 섬은 누가 다 만들어? ‘듀랑고’의 절차적 생성 생태계

‘섬 모델’로 시뮬레이션과 MMO를 융합하긴 했지만, 여전히 그 많은 섬을 어떻게 다 만들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았다. 이러한 경우에 사용되는 것이 바로 ‘절차적 생성법’이다. 절차적 생성이란 일정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사물이나 지형을 자동 생성하는 것이다. ‘듀랑고’는 서바이벌 시뮬레이션게임이므로 게임 속 환경도 플레이어가 납득할 수 있는 현실성을 띄어야 한다. 가령 ‘갈대’가 물가가 아니라 눈 덮인 고원이나 화산에 생성된다면 큰 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따라서 절차적 생성을 통해 그럴싸한 섬을 만들어내려면 그만큼 복잡하고 세밀한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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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설픈 알고리즘으로 제작된 세계는 유저의 혼란을 초래한다 (사진출처: PT자료 갈무리)

우선 섬의 환경을 ‘한대림’, ‘온대 계절림’, ‘열대우림’ 등 ‘군계로’ 나누고 해당 지역에 맞는 동, 식물만 생성되도록 조정했다. 아울러 각 식물에 온도와 습도, 덩치, 주변 밀집도 등 다양한 속성을 부여해 구분을 더욱 세밀화했다. 일례로 ‘듀랑고’의 전나무는 온대림 및 튠드라 군계에 온도 -40~-11, 습도 5~70, 주변 밀집도 300~9000인 환경에서만 자라날 수 있는 3타일을 차지하는 덩치 850짜리 식물로 정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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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 하나에도 이처럼 다양한 속성이 부여된다 (사진출처: PT자료 갈무리)

식물이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면 다음은 동물이다. ‘듀랑고’가 추구하는 동물의 모습은 한 곳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떼지어 물을 마시러 가고, 보초를 세우고 잠을 자기도 하는 등 실감나게 자생하는 것이다. 단순히 동물 무리를 생성하는 것은 쉽지만 실제로 ‘무리답게’ 움직이기 위해선 보다 거시적인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앞서 연산 부하를 설명할 때 언급했던 ‘무리 AI’가 바로 그것으로, 동물들은 평소에는 개체 단위 AI로 각기 생활하지만, 동료들과 협동해야 할 때는 ‘무리 AI’에 종속돼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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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시적인 AI를 통해 다수의 동물을 하나의 '무리'로 통제할 수 있다 (사진출처: PT자료 갈무리)

이제 본격적인 생존 경쟁에 돌입한다, ‘듀랑고’의 전투 4.0

최초 전투 1.0의 목표는 부위 공격에 개연성을 부여하자는 것이었다. 가령 티라노를 사냥한다면 위협적인 앞발이나 꼬리를 피해 배를 노리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내장이 터져 고기와 가죽을 얻지 못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아울러 꼬리를 공격하면 반격이 봉쇄되고, 다리를 노리면 움직임이 둔화되는 등 부위별 공격이 주가 되는 것이 1.0버전의 특징이다.

그러나 전투 1.0은 UI와 조작이 너무 복잡하단 문제가 있었다. 가뜩이나 시야가 제한되는 모바일에서 매번 적의 부위를 지정해 공격하는 방식은 거추장스러울 뿐 아니라 자동전투기능과도 어울리지 않았다. 따라서 2.0버전에서는 플레이어가 직접 사냥감의 부위를 지정하는 대신 특정 부위를 무력화시켜 주는 함정이 도입됐다. 또한, 공격도 자동화되어 이동에만 신경을 쓸 수 있게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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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부터 4.0에 이르기까지 부위 공격은 전투의 핵심 요소다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전투 2.0을 통해 조작을 단순화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게임의 ‘손맛’이 죽어버리는 역효과가 일어났다. 전투에서 플레이어가 하는 일이라곤 덫을 놓고 캐릭터를 움직이는 것뿐이라 가장 중요한 ‘재미’가 실종된 것이다. 따라서 1.0처럼 너무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플레이어가 전투에 개입할 여지를 늘려야만 했다.

이렇게 시작된 전투 3.0에서는 액티브 액션이 대폭 추가됐다. 전투 자체는 2.0과 마찬가지로 자동 진행되지만, ‘회피’나 ‘강타’ 등 다양한 액션 버튼을 넣어 플레이어가 지루하게 않게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모바일의 필연적인 지연시간이었다. 아무리 ‘회피’를 눌러봐도 적의 공격을 전부 허용하고, ‘강타’는 허공에 휘두르는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연출됐다.

이에 왓스튜디오는 캐릭터의 행동을 ‘예약’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또한, 적의 공격이 언제 어디서 이루어질지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회피’를 예약해놓으면 일정 시간 내에 적의 공격이 있을 경우 알아서 기술이 발동하도록 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듀랑고’는 공룡을 비롯한 NPC는 서버에서 직접 관리하는 반면, 각 캐릭터들은 기기에 설치된 클라이언트가 서버에 정보를 보내주는 방식이다. 따라서 공룡이 인식하는 캐릭터의 위치와 플레이어가 실제 보는 화면이 서로 달랐다. 이 때문에 결국 전투 시에는 서버가 NPC뿐 캐릭터까지 통제하기로 했다. 이것이 바로 전투 4.0으로, 플레이어는 캐릭터를 직접 조작하는 대신 공격, 보호, 치료, 엄폐 등 AI의 행동 방침을 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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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침' UI를 통해 돌격, 경계, 도주 등 캐릭터의 행동을 지시할 수 있다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아이템, 어디까지 제작해봤니? ‘듀랑고’의 아이템 4.0

모든 아이템이 재질에 따라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이 ‘듀랑고’ 아이템 시스템의 특징이다. 처음 만들어진 1.0버전에서는 아이템에 특성과 속성을 부여됐다. 가령 가죽에게는 먹을 수 있다는 특성이 있고, 먹는다는 특성에는 체력을 10 회복시켜준다는 속성이 붙는 방식이다. 또한, 가공을 통해 속성값이 강화할 수 있는데, 당시에는 횟수 제한이 없어 가죽 하나에 체력을 수천씩 회복시켜주는 속성을 부여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아이템 2.0에서는 특성과 이에 딸린 속성을 묶어 관리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이템 제작의 자유도가 지나치게 낮아졌다. 결국 이후 3.0버전에서는 관리를 느슨하게 풀어주는 대신 아이템을 살펴보고 적절한 특성과 속성을 부여해주는 ‘특성 관리자’를 통해 시스템을 유지 보수하는 방법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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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에선 단순히 특성과 속성이 있을 뿐이었지만... (사진출처: PT자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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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쯤되자 디자이너의 통제 영역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사진출처: PT자료 갈무리)

이렇게 처음 의도했던 자유도 높은 아이템 시스템은 탄생했지만 구조가 지나치게 복잡한데다 생산성이 낮고, 변화를 예측하기도 어려웠다. 너무 이상만 쫓은 나머지 게임 본연의 재미와 너무 동떨어져 버린 것이다. 따라서 아이템 4.0에서는 과감한 방향 전환이 필요했다. 그간 수많은 종류로 분화됐던 특성들을 비슷한 분류끼리로 묶기로 했다. 가령 ‘순수함’, ‘덜렁댐’, ‘착함’은 ‘말괄량이 미소녀’라는 분류에 포함되는 식이다. 이를 통해 자유로운 아이템 가공이라는 핵심은 유지하면서 관리가 가능해졌다.

끝으로 생산성 향상을 위해 아이템에도 절차적 생성법을 적용했다. ‘뻣뻣한’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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