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LCD 세계 1위 LG디스플레이의 '도전'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15.05.21 14:49
"어린 시절 밤하늘을 바라보던 소년의 꿈을 반드시 이룬다"

지난 19일 열린 LG디스플레이 기자간담회의 시작은 특이했다. OLED(올레드, 유기발광다이오드)사업부장인 여상덕 사장을 모델 삼아 자체 제작한 애니메이션을 상영했다. 밤하늘 쏟아지는 별빛을 TV 화면에 그대로 옮기고 싶었던 아이가 36년 디스플레이 업계에 몸담은 후 마침내 소원을 이루는 내용이었다.

'꿈'만 같은 올레드 기술인만큼 기존 LCD(액정표시장치) 대비 우수성도 조목조목 설명했다.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이라 시야각이 완벽히 구현된다, 디자인적 제약이 일반 LCD와 비교가 안 된다"와 같은 강한 표현이 연이어 등장했다.

세계 최초로 올레드 소자를 발견해 '올레드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칭 탕 홍콩 과학기술대 교수까지 초청했다. 탕 교수도 "LCD가 아무리 좋아도 어쩔 수 없는 빛 샘이 있다"고 역설했다.

그런데 감성과 이성을 모두 동원한 이 같은 '올레드 띄우기'는 사실 일종의 자기부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세계1위 디스플레이업체로서 LCD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파는 회사다.

2014년 LG디스플레이의 패널 생산실적은 55형 환산 기준으로 5000만장이 넘는다. 내년 LG가 야심차게 세운 올레드 TV 판매 목표가 150만대다. LCD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여전히 올레드에 비해 우수성이 '비교가 안 되는' LCD를 주력으로 팔고 있다.


이런 희한한 상황에 대해 여 사장은 "지속적으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 게임의 룰을 바꿔야 한다"고 답했다. 중국 등 후발업체들의 추격이 거센 LCD에서 재빨리 올레드로 갈아타야 주도권을 잃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날 "차세대 먹거리로 반드시 성공 시키겠다", "성공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등 절박한 선언이 쏟아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수명에 대한 의구심, 비싼 가격 등 걸림돌은 만만치 않다. 그러나 '한번 해보자'는 의지는 분명히 읽힌다.

"LCD가 처음 나왔을 때도 그 비싼 가격에 누가 사느냐고 했지만 빠르게 시장을 장악했다"는 관계자의 말도 그럴듯하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업체 주도의 판세변화가 성공하면 국내 산업계가 받는 수혜는 상대적으로 더 클 것이기에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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