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석탄재로 만든 시멘트는 쓰레기? 대기보다 방사능 적어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 2015.05.28 07:00

'방사능 시멘트' 논란, 허와 실-<상>

편집자주 | 국내 시멘트업계가 일본산 석탄재를 수입해 원료로 사용한다는 이유로 '방사능 논란'에 휩싸였다. 정확한 현황 파악이나 근거 없이 난무 하는 주장 속에 시멘트업체들은 경제적 논리만을 앞세우는 기업들로 낙인찍혔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머니투데이가 시멘트공장을 직접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전문가들의 진단도 들어봤다. 그 과정을 2회에 걸쳐 게재한다.

지난 15일 오전 쌍용양회 북평공장에서 일본으로 다시 출발하려고 대기 중인 선박의 모습/사진제공=쌍용양회
지난 15일 강원도 동해시 쌍용양회 북평공장. 1979년 설립된 이 공장은 동해안에 위치해 국내 물류는 물론 해외 수출에 유리한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 곳에서 8㎞ 떨어진 곳에 있는 동해공장과 더불어 국내 단일 시멘트 공장으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연간 1200만톤의 시멘트를 생산한다. 이날 아침 북평공장 부두에는 석탄재를 하역한 선박이 다시 일본으로 떠낼 채비를 갖추고 대기 중이었다.

북평공장에서 생산과 품질을 총괄하는 권오달 부장은 "어제(14일) 선박이 입항하자마자 싣고 온 일본산 석탄재의 방사선량을 측정한 결과치"라며 기자에게 두툼한 서류 뭉치를 내밀었다. 거기엔 해당 석탄재를 판매한 일본의 발전소에서 자체적으로 측정한 방사선량 측정결과표와 함께 쌍용양회가 본격적인 하역작업에 착수하기 전 실제 수입돼 들어온 해당 석탄재의 샘플을 채취해 측정한 방사선량 수치, 이와 관련된 일련의 과정을 담은 사진이 담겨 있었다.

시멘트 완제품 방사선량 측정치/사진제공=쌍용양회
해당 석탄재의 방산선량은 0.12마이크로시버트(μSv/h)로 일본 발전소에서 측정한 것과 쌍용양회가 측정한 것이 동일했다. 자연방사선량인 0.05~0.3마이크로시버트 범위 내에 속한 수치다. 자연방사선량은 일반 대기 속은 물론 벽돌, 타일, 심지어 천연 광물인 황토에도 일부 존재하는 방사능을 뜻한다.

권 부장은 "방사성 물질에 의한 오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최소 258㎞ 이상 떨어진 원거리에 있는 발전소에서 석탄재를 수입하고 있다. 도쿄와 후쿠시마간 230km보다 더 먼거리다"며 "하역 전 방사선량 검사 결과 자연방사선량 기준치를 웃돌면 전량 일본으로 반송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까다로운 검사 과정을 통과해 북평공장으로 들어온 일본산 석탄재라도 추가적인 방사선량 검사를 피해갈 순 없다. 높은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2차, 3차 검사는 필수다.

시멘트 업체들은 매 분기마다 원자력연구원에 의뢰해 일본산 석탄재의 방사선량을 측정, 그 결과를 관할 지방 환경청에 보고하고 외부로도 공표한다. 또 관할 지방 환경청에서는 매달 현장에 점검을 나와 방사선량 수치를 측정하고 외부 공인기관에도 추가로 검사를 의뢰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같은 중복 검사를 진행한 결과, 방사능이 검출된 사례는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안전성 검사를 모두 통과한 석탄재는 선박에 실려 완전 밀폐된 하역장치를 통해 항구 옆 전용 사일로(저장고)에 옮겨진 뒤, 역시 완전 밀폐된 전용 트럭에 실려 쌍용양회 동해공장으로 옮겨진다. 여기서 석회석, 재생주물사(규석 대체재), 철질 등이 한데 어우러져 원료저장실로 모이고 섭씨 약 1450도의 킬른(대형 가마)에서 소성(광물류를 굽는 것)과정을 거치면 시멘트 반제품인 직경 26㎜ 안팎 자갈 형태의 '클링커'가 만들어진다. 이 클링커에 3∼5%의 석고를 응결지연제로 혼합하고 가루로 분쇄하면 비로소 최종 제품인 시멘트가 탄생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시멘트의 방사선량 수치는 어떨까. 현재 국내산과 수입산 석탄재를 모두 사용하고 있는 동해공장에서 품질관리팀과 함께 시멘트는 물론 시멘트의 모든 원자재에 대해 방사선량을 측정해봤다.

시멘트, 석회석, 규석, 수입석탄재, 국내석탄재, 재생주물사의 방사선량을 휴대용 방사선량 측정기로 3회 이상 측정한 결과 평균치는 각각 0.13, 0.18, 0.14, 0.11, 0.17, 0.14마이크로시버트로 나왔다. 이때 함께 측정한 대기의 방사선량인 0.17마이크로시버트와 같거나 낮은 수치다.

김신섭 동해공장 품질관리팀 부장은 "측정 결과로도 알 수 있듯이 방사능에 대한 부정적이고 민감한 여론을 감안해 국내 시멘트 업체들은 원부자재는 물론 완제품의 방사능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하고 그 어느 때보다 깐깐하게 관리, 감독하고 있다"며 "이번 결과가 국민들의 불안을 잠재우고 시멘트 업계의 고통을 덜어주는 계기로 작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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