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조선은 위탁운영 방식이 아니라 간판만 빌려 쓰는 프랜차이즈를 선택했다. 이 때문에 호텔에 들어서는 순간, 포포인츠도 쉐라톤도 아닌 '웨스틴조선' 별관에 방문한 것 같다. 참고로 스타우드 관계자에 따르면 브랜드 정체성을 음악에 비유하면 웨스틴은 '보사노바'를, 쉐라톤은 '삼바'를 매칭시켰다고 한다. 해외 포포인츠를 방문한 경험이 있다면 알겠지만 포포인츠는 현재 로고인 4가지색 '바람개비'처럼 경쾌하고 발랄한 이미지가 있다. 반면 신세계조선호텔이 선보인 서울역 앞 동자동 포포인츠는 고급스러움과 우아함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이러한 점은 앞서 저비용 호텔을 선보인 롯데나 신라에 비해 한층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 비결은 디자인에 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한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지난 2003년부터 2009년까지 프로젝트실장 상무로 근무했다. 그 때 구축한 유산이 '신세계조선호텔에 의한 신세계조선호텔을 위한 디자인 전담 시스템'이다. 포포인츠호텔 역시 외부 업체에 일임하지 않고, 프로젝트 기획부서 주도하에 콘셉트를 잡아 디자인을 추진해 웨스틴조선과의 통일성을 구현해냈다.
'다크브라운'을 사용해 세련된 느낌의 인테리어나 가구 디자인 등 외형적인 요소 외에 주목할 부분이 침대다. 웨스틴이 다른 어떤 특급호텔보다 자신있게 내세우는 차별점이 '헤븐리베드'로 유명한 수면환경이다. 신세계조선은 포포인츠 수면환경도 이 헤븐리베드 사양의 90%에 맞췄다. 전문가들은 이 정도의 차이는 일반인이 느끼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신세계와 신세계조선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식음료 부분도 경쟁력이 있다. 베키아에누보 출신 20년 경력의 김대성 셰프가 총괄한다. 뷔페레스토랑 이터리는 아침2만8000원, 점심 3만3000원으로 운영하는데, 형님이 운영하는 아리아를 방문했던 이들이라면 더욱 만족할 만한 맛을 선사한다. 파스타 등 단품을 서비스하는 저녁에는 웨스틴에서 2만8000원 하는 월도프샐러드와 새우아보카도샌드위치가가 이터리에서는 1만8000원이다. 또 3만7000원인 정어리스파게티는 2만3000원이면 먹을 수 있다.
막 문을 연 호텔이다보니 아쉬운 점도 있다. 새건물 냄새가 아직 남아 있어 예민한 사람은 두통을 느낄 수 있다. 또 지하철 서울역 12번 출구로 나오면 KDB생명 건물에 가려져 있어 보이지 않아 순간 당황할 수 있다. 기차역 서울역을 통해 나왔다면 대로를 통해 길을 건너서 찾아가는 편이 호텔이 위치한 트윈시티타워 건물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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